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3%대 물가에 가계대출 증가세 영향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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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연 3.5% 유지…지난해 2월부터 8연속 동결
한은 “통화긴축 기조 ‘충분히 장기간’ 지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동결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2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은 8연속 동결이다.

한은이 동결을 결정한 데는 3%대를 유지하고 있는 물가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2%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5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앞서 통화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하며 물가상승률이 2% 안정 목표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확인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낙관적이지 않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3.0%를 기록한 후 2.3%까지 낮아질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물가는 2025년(2.1%)에야 2.1%로 한은의 물가 목표치에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좀처럼 꺾이지 않은 가계대출 증가세도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없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3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95조원으로 1년 전보다 37조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50조원 넘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지난 한 해 43조원이 공급된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증가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다만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가계대출은 지난해 10월 6조7000억원, 11월 5조4000억원에 이어 12월 3조1000억원까지 석 달째 증가 폭이 줄어들었다.

일각에선 연초부터 터진 태영건설 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확대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부동산 PF 문제의 추이를 살펴보자는 판단이다.

한은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금통위에서 ‘상당 기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문구를 ‘충분히 장기간’으로 바꿔 고금리 장기화를 분명히 한 이후 이번에도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때까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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