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국내 증권사 비트코인 ETF 중개, 법 위배 소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한 가운데, 거래 시작 첫날 ETF의 하루 거래 규모가 6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시장정보업체 LSEG를 인용해 이날 11개 ETF의 총 거래규모가 46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 블랙록을 비롯해 총 11개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동시 상장돼 거래됐다.
첫날 거래 결과, 그레이스케일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가 거래 규모 측면에서 다른 경쟁 상품들을 크게 앞질렀다.
GBTC 거래량은 약 5489만7000건으로, 이날 종가를 단순 적용할 경우 거래액이 22억3000만 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이날 전체 11개 ETF 거래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 현물 ETF 거래액도 넘어선 수치다. 미 증시에 상장된 'SPDR 골드 셰어즈'(GLD)의 이날 추정 거래액은 약 12억3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으로 GTBC가 2배 가까이 많았다.
미국 내 ETF 업계 1위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도 이날 3566만4000여 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종가를 단순 적용한 거래액은 9억5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상품을 비롯해 아크인베스트먼트(ARKB), 위즈덤트리(BTCW), 인베스코 갤럭시(BTCO), 비트와이즈(BITB), 반에크(HODL), 프랭클린(EZBC), 피델리티(FBTC), 발키리(BRRR), 해시덱스(DEFI) 등도 상장돼 거래중이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은 이날 미국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른 투자 중개 상품의 라이선스 범위 밖의 상품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올해 7월 시행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이 마련되고 있고 미국 등 해외 사례도 있는 만큼 추가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