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도 스마트폰도 1위 뺏긴 삼성전자…‘AI붐’ 올라탈 수 있을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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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전자’ 넘보더니 ‘7만 전자’도 위태
반도체는 인텔, 스마트폰은 애플에 1위 밀려
“AI폰 독보적 영역”…갤럭시 S24로 탈환 노려

삼성전자가 간밤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이다. 최근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에서 모두 경쟁사에 1위를 내어 주는 등 잇따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AI폰’으로 전환점을 맞을 지 주목된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들이 제품 체험존으로 입장하는 모습 ⓒ 삼성전자 제공
17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들이 제품 체험존으로 입장하는 모습 ⓒ 삼성전자 제공

‘세계 최초 AI폰’ 출시…‘8만 전자’ 가까워질까

1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600원(0.8%) 오른 7만1600원에 개장한 뒤 소폭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간밤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가 진정한 미래의 휴대전화다. 갤럭시 AI와 함께 기술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며 신작을 내놓았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AI를 적용해 실시간 통역 통화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카메라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 한 게 특징이다.

새해 첫 개장과 동시에 7만9800원을 터치하며 ‘8만 전자’ 기대감을 키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들어 내리막을 걸었다. 전날에는 7만1000원까지 하락하면서 7만원 선도 위태롭다는 평가를 들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대 10만5000원(미래에셋증권)으로 제시하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대조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데엔 한국 증시 전체가 저평가 돼 있는 영향이 주효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2일 대비 전날 종가까지 각각 8.7%, 5.2% 빠졌다. 올해 들어 시가총액만 200조원 증발한 상태다. 북한의 도발과 중동 확전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한 영향이다. 외국인은 대만 총통 선거가 있던 지난 13일 이후 현재까지 1조1948억원 팔아치웠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17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AI폰 경쟁자 없다”…갤럭시 S24에 사활 건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보인 영향도 크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부문 라이벌인 인텔에 1위를 내어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줄어든 5330억 달러였는데, 이 중 인텔은 16% 감소한 487억 달러, 삼성전자는 37% 떨어진 3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내세운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부진한 동안 인텔은 서버와 PC칩 등 사업 영역을 분산한 덕에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12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스마트폰 영역에서도 최근 애플에 선두를 뺏겼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2억2660만 대를 출하해 같은 기간 2억3460만 대를 내놓은 애플에 밀렸다. 점유율로는 애플이 전년보다 1.3% 오른 20.1%, 삼성전자가 2.3% 내린 19.4%였다. 애플이 신작 아이폰15 매출 부진으로 고전하는데도 삼성전자가 점유율에서 밀린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날 출시한 ‘AI폰’ 갤럭시 S24를 통해 반도체나 스마트폰 영역에서 다시 1위를 탈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쟁사인 애플은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체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터라 다른 AI 업체들과 협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AI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 이를 선점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애플을 뛰어넘을 것이란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2년간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폰 점유율이 55%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이폰15가 수년 만에 중국에서 이례적 할인 판매를 할 정도로 부진한 가운데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도 차별화 요인이 부재하며 향후 온디바이스 AI폰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모델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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