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도 대형마트서 장 본다…의무휴업 폐지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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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휴무로 맞벌이·1인 가구 등 불편 가중”
‘공휴일 휴무 원칙’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추진
영업 제한시간 내 온라인 배송도 허용
정부는 22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에 적용하는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제한시간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이마트 양재점의 휴일 운영 안내문. 서울 서초구는 올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했다. ⓒ 연합뉴스
정부는 22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에 적용하는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제한시간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이마트 양재점의 휴일 운영 안내문. 서울 서초구는 올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했다. ⓒ 연합뉴스

앞으로 일요일에도 대형마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공휴일에만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둬야 했던 기존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제한시간의 온라인 배송도 허용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2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생활규제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대형마트 의무휴업 원칙을 삭제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유통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 휴업을 실시하는데 공휴일 휴무가 원칙이다.

또 정부는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시간 내 온라인 배송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고, 이 시간에는 온라인 배송도 금지돼 ‘새벽 배송’ 등의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규제는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도입됐으나, 유통시장 경쟁 구조가 변화하면서 국민의 기본권 제약 등 국민의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대형마트 주말 휴무로 평일 쇼핑이 어려운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국민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고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당국은 이 같은 규제가 국민 불편을 가중시킨다고 보고 일찌감치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윤석열 정부는 규제개혁 1호 과제로 의무휴업 규제 완화를 언급한 바 있다.

이미 업계에선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 대신 평일로 전환한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지난해 대구시와 청주시가 이 같은 조치를 선제 도입했으며, 올해에는 서울 동대문과 서초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도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방안을 준비 중이었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오히려 주변 상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규제 폐지 요구에 더욱 힘이 실린 상태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형마트가 휴업한 일요일의 인근 상권 생활밀접업종(외식업·서비스업·소매업) 매출액은 영업 일요일 대비 1.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도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에 긍정적인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가운데 76.4%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협회 측은 “대규모 점포의 영업·출점제한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납품기업과 농수산물 산지 유통업체의 피해를 초래하는 반면,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며 “규제보다는 소비자 편익과 유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중심으로 재조정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의 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일요일 대신 평일에 휴업하는 대형마트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당일 새벽배송 서비스도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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