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중고폰…지난해 세계서 3억 대 이상 팔려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1.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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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등으로 값비싼 신규 폰 대신 중고폰 수요↑
지난해 출하량 전년比 9.5% 증가…연평균 9% 성장 전망
수요 증가하는데 교체 주기 길어져 재고 부족…성장세 발목
서울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의 모습 ⓒ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급증해 중고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재고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940만 대로 전년(2억8260만 대) 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신규 스마트폰 출하량이 3.5%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불투명한 거시경제 전망으로 값비싼 신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든 대신 중고폰으로 쏠림 현상이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IDC는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오는 2027년 4억3110만 대로 연평균 8.8%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러한 전망치는 당초 관측보다는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IDC는 중고 스마트폰 시장이 2021∼2026년 연평균 10.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646억9500만 달러(약 86조원) 규모에서 2027년 1096억6600만 달러(약 146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통신비 부담 등의 영향으로 중고폰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익명의 중고폰 관련 기업을 인용해 국내 유통 물량이 지난 2017년 127만 대에서 2021년 550만 대로 연평균 44.3% 증가했다고 전했다. KISDI 자체 추정 결과로도 국내 중고폰 시장은 2021년 682만 대, 2022년 708만 대, 지난해 6월 현재 387만 대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고 스마트폰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재고 부족으로 중고폰 시장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40개월을 넘어가면서 중고폰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재고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앤서니 스카셀라 IDC 리서치매니저는 "10%에 가까운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중고폰 시장은 재고 부족 때문에 둔화 조짐을 보인다"면서 "재고 확보가 중고 판매업자들에게는 최대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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