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전세대출 갈아타기…주담대만큼 ‘핫’할까?
  •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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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에 전세대출 포함
‘잔여 계약 기간’ 조건에 중도상환수수료 등 따져봐야
인터넷은행이 경쟁 뛰어들 경우 수요 자극할 수도

신용대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자금 대출의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주담대 대환 플랫폼이 출시되자 은행들이 역마진을 감수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전세대출 갈아타기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담대에 비해 전세대출은 규모와 수요가 한정적이지만,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고객 유치전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는 31일부터 전세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가 개시된다. ⓒ연합뉴스
오는 31일부터 전세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가 개시된다. ⓒ연합뉴스

정책대출 외 모든 전세자금 대출 대상…동일 보증기관만 가능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에 전세자금 대출이 포함된다. 지난해 5월 신용대출, 지난 9일 주담대에 이어 세 번째 대환대출 서비스다. 앞선 서비스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제휴 플랫폼과 금융사 앱의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전세대출을 갈아 탈 수 있게 된다.

주담대 갈아타기는 시세 조회가 가능한 아파트를 담보로 한 10억원 이하의 아파트만 가능하지만 전세대출 대환 서비스는 아파트, 다세대, 연립주택 등 모든 주택의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을 대상으로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SGI) 3개 기관의 대출 보증부 상품 모두 가능하다. 다만, 버팀목전세자금대출 등 정책금융상품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갈아타기 시 기존 대출의 대출보증을 제공한 보증기관과 동일한 보증기관의 보증부 대출로만 대환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보증부 대출을 받았다면, SGI의 보증부 대출로는 갈아탈 수 없다. 보증기관별로 상이한 가입요건, 보증한도 등을 고려한 조치다.

전세대출 대환 인프라에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4개 플랫폼 사와 14개 은행이 참여한다. 참여 금융기관은 전 금융권 전세대출 잔액의 96%를 보유하고 있는 18개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과 삼성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3개 보험사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열흘 만에 1.6조 신청 몰린 주담대 환승수요…전세대출도?

앞서 지난 9일 시행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는 개시된 지 열흘 만에 9270건의 신청이 접수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신청액으로 보면 1조5960억원에 달한다. 이에 금융사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고객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갈아타기를 하려면 대출 기간 조건이 붙어서다.

이번 전세대출 대환은 기존 대출을 받은 지 3개월 경과 이후부터 전세 임차 계약기간의 절반을 지나지 않아야 이용이 가능하다. 일부 보증기관이 전세 임차 계약의 1/2 도과 전까지만 보증 가입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전세 계약이 통상 2년 만기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계약 기간이 1년이 넘게 남은 상태여야만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는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에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도 변수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주담대 대환에서도 수요를 제한시킬 요인으로 꼽힌 바 있다. 만기가 긴 주담대 특성상 통상 3년 뒤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되는 경우가 많아 수요를 크게 꺾진 않았다. 반면 전세대출은 기간이 한정돼 있어 0.5~0.7% 수준의 중도상환수수료를 피할 방법이 없다. 갈아타려는 대출 상품의 금리 차가 크지 않으면 중도상환수수료로 인해 비용 절감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전세대출 대환에선 금융사별 취급한도를 따로 두지 않았다. 주담대에선 과도한 경쟁을 우려해 은행별로 연 2조원의 한도를 정한 바 있다.

일각에선 주담대 갈아타기 시행 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은행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면 고객이 몰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세대출 금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낮아 대환 수요를 자극하면서 경쟁의 양상이 비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 금리 차이가 나다 보니 인터넷은행으로 대환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며 “여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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