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직선제 ‘농민대통령’ 선거 D-1…3파전 속 막판 변수는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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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투명성 시비 끝에 2021년 법 개정 통해 직선제로
비리 전력 구속된 전임 직선제 회장 전철 우려 목소리도
연봉 8억원에 30여 개 계열사 인사·예산권 등 권한 막강
농협중앙회 본관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중앙회 본관 ⓒ농협중앙회 제공

206만 명의 농협조합원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8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1명이 사퇴해 총 7명의 후보가 ‘농민대통령’ 자리를 두고 막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17년 만에 직선제로 열리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성희 현 회장이 ‘셀프 연임’을 추진하다 국회에 막혀 불발된 후 치러지는 선거라 그 결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제25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선거’가 오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진다. 300여 명의 대의원만 참여한 간선제 투표로 인해 투명성과 공정성 시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정부는 2021년 농협법 개정을 통해 직선제로 회귀했다.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면서 이번 투표엔 전국 지역농협, 지역축협 등 조합장 1111명이 참여한다. 다만 ‘부가 의결권’ 제도가 도입되는 점에는 차이가 있다. 조합원 3000명 미만 조합은 1표를, 3000명 이상인 조합은 2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표수는 1252표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에는 총 8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이 중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이 지난 22일 사퇴하면서 후보자는 7명으로 줄었다. 농협 안팎에선 강호동 경남 합천율곡농협조합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 등 3강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율곡농협 5선 조합장인 강 후보는 앞서 지난 2020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이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송 후보는 금정농협 6선 조합장이다. 농협중앙회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이사도 맡고 있다. 농협 내부 사정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다. 동천안농협 3선 조합장인 조 후보는 농협중앙회 감사위원과 농협주유소 전국 부회장을 지냈다.

 

높은 도덕성은 필수지배구조 개편 과제도 

이번에 직선제로 뽑히는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앞서 직선제로 선출된 1~3대 회장이 모두 비자금 조성, 뇌물 수수 등의 비리로 구속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신임 회장에게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4년 단임제의 농협중앙회장은 비상임이지만 한해 연봉이 8억원 수준에 퇴직금 등 각종 보수를 합하면 40억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30여 개에 이르는 계열사의 인사와 예산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특히 5대 금융지주 중 하나인 농협금융지주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후보들은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경제사업 분리) 이후 후퇴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현 ‘1중앙회-2지주’ 체제에서 ‘1중앙회-1지주’체제로의 전환이다. 구체적으로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의 통합이 공약으로 제시됐다.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다면 최다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가 결선을 치른다. 7명의 후보가 나온 터라 1차 투표에선 한 후보가 과반을 확보하긴 어려워 결선 투표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새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총회 이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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