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이유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6 16:05
  • 호수 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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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세력들, 철학·정책·사람 등 다 제각각
이낙연과 이준석의 희생과 결단이 필요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신당 세력들은 더욱 역동적인 몸짓을 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은 1월20일 창당대회를 열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은 가칭 ‘미래대연합’을 이름으로 14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마쳤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6일 ‘새로운미래’ 창당 발기인대회를 마쳤다.

신당에 대한 전망은 제각각이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저 절박한 몸부림 정도로 보는 평가도 존재한다. 과연 신당은 4월10일 총선에서 태풍을 불러올 세력이 될까, 아니면 그 몸짓은 화려했지만 결국 잔잔하게 사라져버리는 미풍이 될까. 신당이 태풍이 될지 아니면 미풍에 그칠지는 오롯이 각 세력들이 ‘빅텐트’ 아래 한데 모일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오른쪽)가 1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 대회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오른쪽)가 1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 대회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신당’에 대한 관심 비해 ‘빅텐트’ 언급량 적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무당층 비율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넉넉하게 잡았을 때는 30% 가까이 된다. 과거와 현재까지의 선거 관련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3분의 1 법칙’이 작동한다. 무당층의 3분의 1 정도는 결국 기존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또 3분의 1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에 투표장에 가지 않고 기권하게 된다. 나머지 3분의 1 정도만 새로운 선택지인 신당으로 향하게 된다. 그렇다면 기껏해야 전체 유권자의 10% 정도이고 최대로 잡아도 15% 정도인데 투표율에 비례해 다시 백분율로 판별 산출하면 대략 전체 투표 비중의 10% 내외가 된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월13~15일 실시한 조사(전국 2002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P, 응답률 3%.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는가’라고 물었더니 민주당 42.4%, 국민의힘 34.7%, 이준석 신당 9.7%, 이낙연 신당 4.3%, 새로운선택(금태섭 신당) 1.9%, 정의당 연합 1.5%, 한국의희망(양향자 신당) 1.2%, 기타 정당 1.8%, 없음·잘모름 2.5%로 집계됐다. 거론된 신당을 다 합치더라도 17% 정도 지지율이다. 총선 프레임 지지율은 ‘정권 견제’(야당 지지) 44.7%, ‘국정 지원’(여당 지지) 36.8%, ‘제3세력 지원’ 18.5%로 각각 조사됐다. 전체 결과도 중요하지만 신당을 주로 선택하게 될 ‘무당층’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당층에 ‘만약 내일이 총선 투표일이라면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물어본 결과 민주당 25.3%, 국민의힘 16.8%, 이준석 신당 22.6%, 이낙연 신당 13.1%, 새로운선택 5.3%, 정의당 연합정당 1.3%, 한국의희망 1.3%로 각각 나타났다(그림①). 대략 무당층 중 기존 정당이 3분의 1을 가져가고 신당이 3분의 1 정도를 확보한다는 공식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빅텐트’나 ‘신당’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일까, 아니면 다른 반응으로 나타났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1월15~20일까지 빅텐트와 신당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을 도출해 보았다. 빅텐트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은 885건이고 신당 언급량은 2만783건으로 나타났다.

원칙과 상식의 3명 현역 국회의원이 탈당했고, 이낙연 전 대표까지 탈당한 후 신당 창당 모임에 합류하면서 ‘신당’에 대한 주목도는 바짝 높아졌지만 빅텐트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그만큼 광범위하게 국민 속으로 파고들지 못했다는 의미다. 각자 자기 세력을 만드는 일에 집중되어 있을 뿐, 각 세력 간 정치적 이해관계 차이로 인해 빅텐트 논의가 급물살을 타지 못하고 있다.

신당과 빅텐트 운명, 이준석·이낙연에 달려

빅텐트·신당과 연결되는 빅데이터 연관어는 주로 무엇일까. 같은 기간 동안 빅텐트와 신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빅텐트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이준석’ ‘민주당’ ‘미래’ ‘이낙연’ ‘이재명’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이 의미 있는 키워드로 올라왔다. 신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 중 의미 있는 키워드로는 ‘민주당’ ‘이재명’ ‘이준석’ ‘국민의힘’ ‘미래’ ‘이낙연’ ‘한동훈’ ‘개혁신당’ ‘정의당’으로 나타났다(그림②). 빅텐트와 신당 연관어를 보면 결국 빅텐트와 신당의 운명은 이준석과 이낙연 두 인물에게 달려있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이 서로 하나가 되는 희생과 결단을 내릴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빅텐트와 신당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감성 비율은 어떻게 될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같은 기간 동안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파악해 보았다. 빅텐트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희망’ ‘모양새 좋지않다’ ‘뭉치다’ ‘갈등’ ‘부정적’ ‘주목되다’ ‘혐오’ ‘비판’ ‘가능하다’ ‘어렵다’ ‘빠르다’ ‘비판하다’ ‘추락’ ‘공감하다’ ‘새로운정치’ 등으로 나타났다. 신당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희망’ ‘새롭다’ ‘비판’ ‘논란’ ‘반발’ ‘혐오’ ‘부정적’ ‘갈등’ ‘위기’ ‘패륜’ ‘빠르다’ ‘좋다’ ‘중도’ ‘새로운정치’ 등으로 나왔다.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보면 빅텐트와 신당 모두 ‘희망’이라는 기대감이 작동하고 있다. 빅텐트가 가능하고 신당이 그 영향력을 뜨겁게 달구려면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로 등장하고 있는 유권자들의 ‘희망’에 부응하고 ‘새로운 정치’를 구현해야만 한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은 빅텐트가 긍정 53%, 부정 41%로 나와 긍정이 우세했고, 신당은 긍정 47%, 부정 49%로 나타나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그림③).

그렇다면 여론조사 결과와 빅데이터 분석으로 해석해볼 때 신당 세력들의 빅텐트론은 가능한 일일까. 현재 상태로만 보면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정치 세력 간 결합은 3P가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먼저 철학(Philosophy)이다. 이준석의 개혁신당은 보수를 대외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가 지향하는 이념 철학적 방향과 다르다.

두 번째는 정책(Policy)이다. 이준석 대표는 개혁신당의 총선 공약으로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를 선언했다. 그런데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은 노인의 교통 복지를 강화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준석 대표와 정책적으로 동상이몽이다. 마지막으로 사람(People)이다.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과 원외 정치인은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린다.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 3명의 현역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대연합과 개혁신당은 서있는 위치가 다른 사람들이다. 빅텐트가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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