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태’ 3주 만에 배현진 피습…반복되는 정치권 ‘테러 잔혹사’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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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괴한에 둔기 피습…이재명·박근혜 등 ‘피습’ 사건 재소환
정치권 테러 주의보…“연이은 사태 발생한 만큼 특단 대책 필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시내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이 발생한지 3주 만이다. 해당 사건들로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례’가 재소환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총선 정국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극단적 사태’가 연이어 발생한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 의원은 이날 오후 개인 일정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거리를 들렀다가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 배 의원은 피의자에게 머리 부분을 둔기로 가격당해 피를 흘렸고, 즉각 시내 한 대학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배현진 의원실 관계자는 “한 남성이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냐’고 물어보며 접근해 둔기로 가격했다”며 “다행히 (의원의) 생명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피의자는 특수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 후 경찰서로 호송됐다.

‘정치인 피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장 최근엔 이재명 대표도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당시 이 대표는 피를 흘린 채 쓰러졌고, 사건 발생 20분 만에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호송됐다. 이후 이 대표는 약 3주간 당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병원과 자택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원회’를 꾸린 후 진상 규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06년 ‘커터칼 피습’을 당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은 서울 신촌에서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하던 중 범인에게 10cm 가량 커터칼로 피습당해 얼굴 봉합수술을 받기도 했다. 또 송영길 전 대표도 2022년 신촌 거리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지원유세를 하던 중 범인에게 ‘둔기 피습’을 당했다.

정치인들의 유세 과정에서 위험물질을 투척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대선후보 시절 농민대회에서 연설하던 도중 청중석에서 날아온 달걀에 아래턱을 맞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7년 대선후보 시절 경기도 의정부에서 유세하던 도중 한 시민이 던진 계란에 허리 부근을 가격 당했다. 이재명 대표도 2022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유세 과정에서 철제그릇 등 봉변을 당한 바 있다. 

이 같은 ‘정치인 테러’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금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 테러가 발생한지 한 달도 안돼서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테러 관련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2일 이재명 대표의 피습 직후 측근들을 통해 “어떠한 경우에라도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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