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공천 탈락자들…개혁신당 ‘이삭줍기’ 통할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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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천 모드 돌입, ‘1호 현역’ 컷오프도…후보들은 노심초사
개혁신당, 현역 5명 확보…손익 리스크에 현역들도 합류 고심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양당이 공천을 시작한 가운데, 제3지대 개혁신당이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흡수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개혁신당 ‘이삭줍기’의 손익계산을 두고 평가가 분분하다. 현역 의원을 최대한 확보해 ‘기호 3번’을 얻을 경우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반면 일각에선 지역 기반과 걸어온 행보가 다른 탈락자들을 한데 모을 경우 당원들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여야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결과를 연일 발표하면서 공천 탈락자들도 나오고 있다. 15일 발표된 국민의힘 공관위 경선·단수공천 지역구 발표 결과 첫 현역의원(최영희 비례)이 컷오프(공천 배제)되기도 했다. 또 석동현 전 검사장 등 윤석열 대통령 측근도 예외 없이 컷오프됐다. 총선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당내 공천 시스템과 관련해 ‘핵관(핵심 관계자) 기획설’을 거론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전·현직 의원들에게 ‘총선 승리’와 ‘대의’를 명분으로 총선 불출마를 설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와 면담한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결국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일부 후보들은 반발심을 표하고 있다. 문학진 전 의원은 SNS를 통해 “비선의 농간에 흔들리는 당”이라며 이 대표가 공천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 압박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향후 공천 일정이 진행될수록 이 같은 내홍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개혁신당도 현역의원 ‘이삭줍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혁신당은 13일 합당 후 세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설 연휴 기간 김종민 의원과 양향자 의원은 물론, 이원욱·조응천 의원도 추가 영입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민주당 출신의 양정숙 무소속 의원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5선의 설훈 의원 등에게도 합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기호 3번’ 쟁탈을 위해 거대양당 출신의 무소속 의원이나 컷오프 의원들을 대상으로 영입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다음 달 22일 정당별 의석수를 기준으로 정당 기호가 정해지는 데다, 향후 지급될 국고·선거보조금의 지급 요건도 충족해야 해서다. 이미 개혁신당은 양정숙 의원 영입으로 6억원의 경상보조금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최소 10석 안팎의 현역 의원을 확보해 총선을 치르는 것이 개혁신당의 구상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회의원 의석수의) 10분의 1인 최소한 30석은 넘어야 양당 횡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목표”라고 기대했다. 개혁신당 핵심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현역 의원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장까지 정해져서 공천 모드에 돌입하면 충분히 원내 다수 입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개혁신당이 현역 의원들을 쉽사리 스카웃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개혁신당은 최근 합당 과정에서 여러 갈등 기류를 노출했다. 특히 각 세력의 정체성이나 정책 기조도 조율하지 못하면서 ‘졸속 합당’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개혁신당 초기 멤버들도 합당 과정에서 당직을 맡지 못하고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내부 불만이 속출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지역 지지세가 있는 전·현직 의원들도 개혁신당을 간판으로 내걸고 총선에 나가는 것이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총선 출마가 불발된 한 전직 의원도 통화에서 “신당으로 갈 생각은 절대 없다. 오히려 리스크만 더 생기는 것”이라며 “당내에서 다음 스텝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이번 합당은 조율이 부족하고 기계적인 합당이었다”며 “오히려 기존 여야에서 들어올 생각이 있었던 의원들도 합류를 꺼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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