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박용진 “내 1차 득표율 감추고 안 알려줘”…당내서도 “비상식”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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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10% 이어 경선 득표율도 깜깜이…감산 없었으면 1차서 끝”
김성환 “당사자들이 점수 모르는데 승복하겠나” 당내 비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기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2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0 총선 경선 득표율까지 경선 후보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서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후보자들에게 경선 결과를 공개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개표 과정과 결과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향후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서울 강북을 지역구 3인 경선에서 상위 2인에 포함돼 결선을 앞두고 있는 박용진 의원은 7일 “결과에 대해 투표율과 득표율 등 하나도 수치를 안 가르쳐주고 그냥 ‘결선’ 이렇게만 얘기해줬다”며 “학생이 자기 성적을 통보받았는데 시험 답안지를 안 보여주고 감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아무것도 모르는 깜깜이 경선이 지금 계속 진행되고 있다. 1차 투표에 당원들과 강북구 주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 참여 그 열정이 녹아 있는 그 결과를 제가 모른다고 하니까 좀 답답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이 포함된 지역구 후보 3자 경선에서는 아무도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할 시 상위 득표 2명이 결선을 치르도록 돼 있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은 일찍이 3인 경선 지역구로 지정됐다. 앞서 그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돼 ‘30% 감산’을 받았으나 이러한 불이익을 안고 상위 2인에 올랐다. 친명(親이재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과 오는 10~11일 결선을 치른다.

박 의원은 “하위 10%라고 하는 난데없는 불공정한 상황에 처했지만 결선은 갈 거라고 생각했었다”면서 “만일에 감산 30%가 없었으면 1차에서 끝났다, 1차에 제가 과반 넘은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 선관위가 득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만일 제가 1차에 60%를 얻어버렸으면 본선(결선 투표)을 할 필요가 없으니 그것을 가르쳐줄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을 수는 있겠더라”고 짐작했다. 결선투표에서도 감산 30%가 똑같이 적용되므로 박 의원은 결선투표에서도 60% 이상을 득표해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박 의원은 “프랑스 대선을 보나, 결선투표 어디를 보나 1차 투표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결과를) 공개한 뒤 2차 투표에 들어가도록 한다”며 “(당의 비공개 결정이) 이해가 안 되고 당헌·당규에도 없는 규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현역 하위 20% 평가를 통보한 의원들에게도 평가 근거를 공개해달라는 당사자들의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박 의원은 “(하위 10% 평가에 대한)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이라는) 문자 하나 달랑 왔다”고도 밝혔다.

전날 서울 강북을 1차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박범계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박용진·정봉주 후보의 득표차’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히 알려드릴 수 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앞서 선관위는 서울 강북을처럼 3자 경선을 치른 경기 고양병(홍정민 의원 지역구) 경선 득표율의 경우 당사자에 곧장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고무줄 공개’로 당 안팎에 계속해서 공정성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의 경우 경선 개표 과정과 결과를 경선 참가 당사자들에게 모두 공개하고 있다.

경선 1차 득표율 비공개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새어나오고 있다.

당 인재영입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관위가) 기자들이 알려달라고 하니 공개할 수 없다고 했겠지만, 상식적으로 당사자한테는 당연히 알려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패배한 당사자들이 자기 점수를 모르고 어떻게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느냐. 당연히 그 결과를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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