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회칼 테러 발언’ 황상무 사의 수용…‘뇌관’ 이종섭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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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문자 공지…발언 논란 엿새만
당정 갈등 봉합될지 주목…이종섭 불씨 여전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20일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발표했다. 이른바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지 엿새 만이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 지 사흘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로 “윤석열 대통령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1988년 정보사 군인들이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이던 오홍근 기자에게 칼을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과 5·18 민주화운동 배후 의혹 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황 수석의 발언 사실이 보도되자 야당은 물론 시민사회가 즉각 반발하며 경질을 요구했다. 이에 황 수석은 지난 16일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한 차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후 대통령실의 추가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논란은 점점 거세져 정치권으로 옮겨 붙었고, 총선을 20여 일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조차 황 수석 거취 압박이 이어졌다. 황 수석 발언이 수도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자 지난 17일 한동훈 위원장도 공개적으로 황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황 수석은 자신의 거취 논란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 사퇴를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수석이 언제 윤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날 황 수석의 사퇴로 당정 갈등이 고비를 넘기게 될지는 미지수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수사 중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 부임 논란이 ‘뇌관’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권 안팎에선 이 대사 논란을 황 수석 건보다 더욱 심각한 ‘용산발 악재’로 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 대사에 대해서도 즉시 귀국할 것을 재차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의원들도 한 위원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 대사 교체는 물론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당내서 나오고 있다.

다만 여기에 윤 대통령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 대사 인사엔 문제가 없었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소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에 들어와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전날 한 위원장이 “(이 대사 즉시 귀국)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한 번 더 쐐기를 박으면서 갈등은 확대됐다.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석열계는 이러한 한 위원장의 태도에 불쾌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편 이 대사는 전날 공수처에 자신의 조사 기일을 지정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앞두고 이 대사 임명과 출국 논란이 계속되자 이 대사 측이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공수처는 수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대사의 소환 기일을 당장 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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