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순익 20% 감소…2년 연속 ‘역성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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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부진, 파생상품 손실 겹쳐
금감원 “올해도 실적 회복 지연 가능성”
서울 여의도 증권가 건물 ⓒ시사저널 박정훈
서울 여의도 증권가 건물 ⓒ시사저널 박정훈

지난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20%가량 줄어들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국내·외 고위험 투자 손실이 확대된 영향이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60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일회성 배당금 수익(2조2000억원)을 제외하고 3조55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4549억원) 대비 20.2%(8980억원) 감소했다.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2021년 9조89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면 4.7%에 불과했다.

항목별로 보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은 11조7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1조3144억원) 감소했다. 수탁수수료는 주식거래 대금 증가 영향으로 10.0%(5010억원) 증가한 5조531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채무보증 수수료 등이 감소하면서 IB(투자금융) 부문 수수료는 32.3%(1조5619억원) 감소한 3조2769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도 같은 기간 대비 3.9%(448억원) 줄어든 1조1185억원이었다.

자기매매손익은 전년보다 159.1% 증가(5조6602억원)한 9조2181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안정화로 보유채권의 평가이익 등이 2051.6%(12조6133억원)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글로벌 주요 증시 상승세에 따른 매도파생결합증권 평가손실이 늘어나면서, 파생 관련 손익은 전년보다 192.2%(9조9102억원) 감소한 4조75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손상각비 증가 등으로 대출관련 손익이 감소하면서 기타자산손익은 3조1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6433억원)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10조9218억원으로 전년(10조8637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재무 현황을 보면, 지난해 증권사 자산총액은 686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3.0%(78조8000억원)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6.4%(5조1000억원) 증가한 85조3000억원이었다. 부채는 13.9%(73조6000억원) 늘어난 601조6000억원이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734.9%로 전년 말(704.6%) 대비 30.3%포인트 상승했다. 모든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은 규제 비율(100% 이상)을 웃돌았다. 레버리지비율도 같은 기간 26.4%포인트 상승한 645.6%였으며, 모든 증권사가 규제비율(1100% 이내)을 충족했다.

국내 3개 선물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927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6.0% 증가했다. ROE는 15.6%로 같은 기간 5.6%포인트 늘었다.

금감원은 “올해에도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하고 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등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증권사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잠재 리스크 요인이 증권사의 수익성과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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