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자 63명, 가상자산 보유…‘親코인’ 기류 이어질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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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출마자 중 7% 수준…총 규모 11억원 가량
최다 보유자는 與 장성민…현 시세 고려하면 8억원대 추정
가상자산 공약 꺼내든 與野, 22대 국회서 논의 탄력 예상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900여 명이 1인당 평균 1700만원씩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투자 붐이 정치권으로도 확산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여야가 일찌감치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투심을 잡기 위한 가산자산 공약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22대 국회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을 포함해, 가상자산 관련 안건이 적극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 시각)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7시 30분(서부 오전 4시 30분) 기준으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22% 상승한 5만19달러(6649만원)에 거래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 951명 가운데 61명이 총 10억93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총선 후보자 가상자산 보유 첫 공개…63명이 11억 보유

27일 연합뉴스가 총선 후보자 951명의 재산신고서 중 가상자산 신고 내역을 분석한 보도에 따르면, 후보 본인이나 배우자 및 자녀 등이 보유한 가상자산 가액은 총 10억9300만원에 달했다.

후보자 수로는 7%에 해당하는 63명이 재산신고 기준 시점인 지난해 말까지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속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18명, 더불어민주당이 17명, 개혁신당과 국민의미래가 각 6명, 새로운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이 각 3명 등의 순이었다. 이어 자유통일당, 한류연합당이 각 2명,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 노인복지당이 각 1명, 무소속이 3명이다.

후보별로는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장성민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와 자녀가 4억64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이는 지난해 말 비트코인 가격 5600만원대를 적용한 것으로, 비트코인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금액은 8억2000만원원 대로 늘어난다.

민주당에서는 경기 수원정에 출사표를 던진 김준혁 후보가 1억14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개혁신당의 경기 화성을 이준석 후보는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업비트와 빗썸에 총 5억8700만원의 예치금을 두고 있었다.

공직선거 후보자 재산신고에서 가상자산 보유 내역까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원화마켓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따른 수요 유입을 타고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겼다. ⓒ연합뉴스

與野, ‘코인族’에 러브콜…“하반기부터 가상자산 시장 공론화”

한편 여야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모두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먼저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발행‧상장‧거래를 허용하고, 가상자산 매매 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상향하는 내용의 ‘디지털 자산 제도화 공약’을 발표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가상자산기본법’을 제정해 가상자산 발행 허용, 통합 시세 및 공시 시스템 구축, 가상자산사업자 영업행위 규율 등 법적 기반을 마련해 가상자산 제도화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가상자산기본법 제정 전까지 가상자산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를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제도화를 추진할 주체인 금융 당국도 관련 논의에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상자산과 관련해 정부 내부에서 의견을 조율 중”이라며 “국회가 열리면 가상자산 2차 입법 논의가 시작될 것이기에 하반기쯤 공론화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선 이후 5월에는 미국에서 비트코인의 뒤를 이어 이더리움의 현물 ETF 승인 결과도 나올 예정이다. 시기를 고려할 때, 22대 국회에서 가상자산 관련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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