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복 파장…“한국의 피를 일본도 뒤집어쓰게 될 것”
  • 류애림 일본 통신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8 14:00
  • 호수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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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아베 정부 수출 규제 비판…“이달 말 선거 때문인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지난 7월1일 이후 일본 언론 반응도 뜨겁다. 

일본의 대표적 보수 성향 언론 산케이신문은 7월3일자 조간 1면에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안보가 목적이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실었다. 하지만 수출 규제가 일본 기업에 끼칠 여파를 우려하는 기사도 3면에 함께 실었다. 세계 유기EL디스플레이 시장을 한국 기업이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고,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 보전에 사용되는 NAND형 플래시메모리 또한 한국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들 부품을 사용하는 일본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생산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한국의 반도체 메모리 수출은 중국과 홍콩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 생산에 영향이 미친다면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일본종합연구소 무코야마 히데히코(向山英彦) 수석주임연구원의 말을 싣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2일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을 둘러싼 대항조치 응수를 자제하라’는 사설에서 징용공 문제의 일의적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기 때문에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쓰면서도, 그 수단으로 통상정책을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기업도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자유무역을 주도해 왔던 일본의 명성을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역시 무코야마 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 “재료 조달이 어려워지는 기회를 틈타 외국의 제조업체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기업의 탈일본화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경제법 전문가 와세다대학 후쿠나가 유카(福永有夏) 교수의 인터뷰도 함께 실어 정부 비판 강도를 높였다. 후쿠나가 교수는 현시점에 수출 규제가 WTO 협정을 위반하는 조치인지, 안보상의 이유라면 무역제재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21조로 정당화할 수 없는 조치인지 단정할 수 없지만, 어디까지나 흑백을 판단할 수 없는 ‘그레이(Grey)’라고 지적하며 정책 실현을 위해 무역 조치를 취하려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28일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28일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사히, 1면 고정 칼럼에서 날카롭게 비판

아사히신문의 경우 7월3일자 사설에서 ‘보복’을 즉각 철회하라며 일본 정부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한·일 양국 정부 모두가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정치적 목적으로 무역을 사용하는 최근 미국의 어리석은 행동에 일본도 동참하고 있는 것이냐며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는 조치는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월말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일본은 ‘자유롭고 공평하며 차별 없는 무역’을 선언문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틀 후 그 선언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며 여러 국가 간의 합의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보인 일본 정부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고 있다.

‘천성인어(天聲人語)’는 오랜 시간 아사히신문 조간 1면을 지켜온 고정 칼럼이다. 7월3일자 이 칼럼은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를 전염되는 ‘하품’에 비교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품에 전염된 것은 아닌가 하고 시작한다. 정치적 문제를 무역 제재로 풀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에도의 원수를 나가사키에서 베는 것(한국 속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와 유사)’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벤 상대방의 피를 일본도 뒤집어쓰게 될 것임에도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혹시 이달 말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은 아닌지 아베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또 일본 기업의 출혈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잠자코 있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등에도 비판의 칼날을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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