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동부署, 올림픽 메달리스트 ‘강압체포’ 논란
  • 김완식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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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리스트 손씨 "말 다툼 중 수갑 채워 연행, 법적 대응 하겠다"
동부경찰서 "정황 파악중…CCTV 공개는 미정"

부산의 한 경찰지구대 소속 경찰이 무고한 주민을 모욕혐의로 몰아 절차를 무시하고 수갑까지 채워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산 동구 주민인 손아무개씨(59)는 지난 7월19일 부산 동구의 한 식당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손씨에 따르면, 화장실에 나오는데 낯선 취객이 아무른 이유 없이 그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한 욕설을 했다. 이에 손씨는 “나도 60 나이인데 왜 욕설을 하냐”며 나무랐고 두 사람의 고성이 이어지자 식당 주인이 112에 신고했다.

손씨가 7월24일 부산 동부경찰서를 찾아 CCTV 녹화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완식
손씨가 7월24일 부산 동부경찰서를 찾아 CCTV 녹화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완식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짜고짜 손씨의 다리를 걸어 바닥에 넘어뜨린 뒤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미란다원칙 고지도 하지 않았다. 

손씨는 이어 "특별한 위해를 가하거나 반항하지도 않았는데도 양팔을 뒤로 젖혀 수갑을 채우느냐고 항의하자 수갑을 찬 손목에 또다시 수갑을 채웠다"며 지구대에 연행된 후에도 경찰관들의 인권 침해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씨가 지병인 고혈압 증세를 감지하고 119에 연락을 취했고, 출동한 119대원이 “(손씨가) 위급하다.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할 상황”이라며 경찰관에 동행을 요청했다지만 경찰은 “우리가 왜 가야하나”며 발뺌했다.

손씨는 이 모든 상황을 명명백맥하게 밝히기 위해 지구대 폐쇄회로 CCTV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손씨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밝혀졌다. 대통령 표창과 체육훈장 거상장도 받았다.

손씨가 7월20일 부산지방경찰청에 접수한 진정서. ©시사저널 김완식
손씨가 7월20일 부산지방경찰청에 접수한 진정서. ©시사저널 김완식

자존심이 상한 손씨는 “국위를 선양한 공로로 청와대에 2번씩이나 초청받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표창까지 받았는데, 아무 죄 없이 일선 경찰 지구대에서 2시간 가깝게 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면서 지난 7월20일 부산지방경찰청을 찾아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과잉 진압, 미란다원칙 미고지,  의료조치 미흡 등에서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법적 대응도 검토중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정황을 파악중”이라며 “다만 CCTV 녹화 공개 여부는 내부 심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부산경찰청은 해명자료를 통해 “연행과정에서 손씨가 경찰의 멱살을 잡는 등 공무 집행을 방해했고, 이때 미란다 원칙도 준수했다”면서 “119 대원도 ‘특이상황이 없다’고 판단해 철수한 것이므로 손씨의 주장은 모두 허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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