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사죄” 유감표명 목포시의회, 6일 사이 ‘딴소리’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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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의회, 언론 향한 견강부회식 반박 기자회견 논란

전남 목포시의회는 일주일여 사이에 입장을 두 번 냈다. 처음에는 입장문 발표로, 그로부터 엿새 뒤에는 기자회견 형식이었다. 주제는 최근 불거진 한 시의원의 동료 여성 의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이었다. 그러나 목포시의회가 전한 두 ‘공식 입장’은 상당한 차(差)가 있었다.

먼저 1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시의회 측의 메시지는 ‘깊은 사죄’였다. 시의회의 입장문에는 이날 “시민의 권익을 보호를 위해 일해야 할 시의원이 동료 여성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는 불미스러운 일로 목포시민에게 깊은 실망감과 상처를 안겨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거나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움과 책임을 통감한다”와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목포시의회 본회의 모습 ⓒ목포시의회
목포시의회 본회의 모습 ⓒ목포시의회

시의회는 이어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에 대해 냉철한 자세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목포시의회에서 ‘제식구 감싸기’로 대충 덮고 가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비판을 의식한 입장 표명으로 읽힌다.

그런데 24일 오후 김휴환 시의장이 김 아무개 의원의 동료여성 의원 성희롱 발언을 일부 시의원들이 묵인 또는 방관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과 다르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앞서 시민을 향해 조아렸던 “머리 숙여 사죄”와는 180도로 달라진 내용이다. 

오히려 언론 측에 “이 같은 왜곡 보도가 사건과 관련없는 의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악의적인 내용의 보도, 사실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추측성 기사라며 해당 언론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구할 방침”이라는 적반하장식 반응이 포함돼 있다.

시의회 안팎에선 이를 두고 성희롱 논란이 단순히 개인이 아닌 전체 의원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일부 의원들이 김 아무개 의원의 성희롱을 묵인내지 수수방관했다는 이른바 공범론의 불길이 자신들을 향해 덮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언론 재갈물리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자칫 이 또한 수수방관했다가는 여론이 악화돼 의원 전원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시의회는 일부 언론의 동료 의원 묵인 의혹 제기 등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자 엿새 만에 자청해서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애초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견강부회라는 재반박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는 모양새다. 당시 김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예결위 회의 진행 중 여성 의원 앞에 직각으로 세워진 마이크를 빗댄 성 희롱 발언이 있던 날은 현장에 다른 예결위 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들도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해외연수 현장에서는 당시 김 의원의 발언을 다른 의원들이 듣고 박장대소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같은 진영인 시의회 내부에서도 언론을 향해 근거가 약한 뜬금없는 공격이 불편하다는 기류다. 때리는 시어머니(언론)보다 말리는 시누이(시의회)가 더 밉다는 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그렇잖아도 여론과 싸우느라 힘든 마당에 거기에 대고 악의적 보도, 추측성 기사, 법적 대응이니 운운하는 게 무슨 경우냐”며 “근본적인 성찰과 처방보다 어떻게든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는 것을 막아내 우선 당장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제의 성희롱 사건은 목포시의회 한 남성 의원이 1년여 동안 동료 여성 의원을 숱하게 성희롱 했다는 것이 골자다. 피해자인 A의원이 시의회에 제출한 성희롱 문건이 무려 A4용지 3매 분량에 이른다. 김 아무개 의원은 “(남편과의)금슬이 좋은지 다리가 벌어졌다” 등의 낯 뜨거운 성희롱 발언을 공개된 장소 여부를 가리지 않고 했다. 

그런데 이 같은 성희롱 발언을 다른 동료 의원들이 듣고도 제지하기는커녕 묵인하거나 동조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책임론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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