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과 신천지 감염 사이 같은 점과 다른 점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5.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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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는 수천 명 감염 불렀는데…이태원 클러버들은?

잠잠해지는 것 같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3차 감염 사례까지 나오면서다. 집단감염을 넘어 지역사회 전파까지 이뤄면서, 과거 신천지예수교장막성전(신천지)발 대규모 전파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용인 확진자가 5월1일 방문한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소재의 클럽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용인 확진자가 5월1일 방문한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소재의 클럽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최초 확진 후 일주일…신천지 1000명vs이태원 100명

두 사례의 일별 확진자 추이만 단순 비교하면, 이태원 클럽발 감염의 확산 속도가 보다 더딘 편이다. 지난 7일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의 집단감염이 확인된 뒤 일주일이 지났지만, 관련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10~30명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천지 신도였던 31번 환자가 확진된 지난 2월18일에는 3일 만에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으로 폭증했고, 11일 만에 813명으로 뛰었다. 

왜 이런 차이점이 발생한 걸까. 보건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두 사례는 대규모 인원이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에서 비슷하면서도 발견 시점과 방역의 속도가 달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태원발 감염의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신천지 사례와 비교를 해본다면 31번 환자를 찾았을 당시 이미 지역사회로 상당히 많은 전파가 있었다”며 “이번 (이태원 클럽)의 경우 선별진료소 검사가 늘어나고 있고, 자발적 추적조사 등 진행하는 등 폭발적인 전파를 억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신천지 때보다 발견 시점이나 역학조사 등 방역 조치 속도가 빨랐다는 의미이다.

2월20일 대구시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구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20일 대구시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구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증상에 수도권 중심 전파…“이번 주말 최대 고비”

그러나 보건당국은 “방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인구의 대다수가 거주하는 수도권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데다 확진자 대부분이 활동 반경이 넓은 젊은 층이어서, 언제든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부본부장은 14일 “우리는 지금 매우 중대한 고비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보건당국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중 무증상자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젊은 연령층이 무증상인 상태로 기저질환자·어르신·환자들이 머무는 곳에 가면 발생이 감소하는 듯이 보이다가도 마무리 단계에서 폭발적인 발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중대본 전략기획반장 역시 “1차 감염이 보통 4~8일 사이에 정점에 달한다고 본다면 앞으로 2차 감염이 지역사회 전반에서 나타날 위험성이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옆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워크스루 방식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줄을 서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옆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워크스루 방식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줄을 서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한편 이태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4일 정오 기준 13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보다 2명 늘어난 수치다. 이중 이태원 클럽 일대를 직접 방문한 사람은 82명이며 나머지 51명은 이들의 접촉자들이다. 이들의 35%는 무증상 환자이며, 중증 이상인 환자는 아직 없다. 특히 인천에서는 3차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 강사(1차 감염)로부터 감염된 학생(2차 감염)이 가족과 또 다른 과외교사에게 전파한 것이다. 

보건당국은 “이태원발 2차 감염 확산의 폭과 속도는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국민이 얼마나 열심히 지켜주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손씻기 등이 잘 지켜진다면 코로나19가 느린 속도로 번지고, 당국의 역학조사와 접촉자 격리를 통해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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