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까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6.16 16:00
  • 호수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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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40~80% 상승…천천히, 편안하게 식사하는 것도 도움 돼

비만이 주요 건강 문제가 돼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이유를 알 수 없는 체중 감소로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특별히 체중 조절을 하지 않았는데도 6~12개월간 체중이 5% 이상 감소하면 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체중 감소를 유발한 질병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체중 감소 자체가 위험요인으로 작용해 사망률이 40~80%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노년기에 체중이 줄면 낙상으로 인한 골절, 면역 저하, 근 감소 그리고 전반적인 신체 기능 저하로 사망률이 상승한다.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생리적인 요인이다. 식욕 감소 등 생리적 변화로 인해 섭취 열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노년기에는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미각과 후각이 감소하며 식욕 조절 호르몬의 불균형에 의해 식욕이 감소하게 된다.

둘째는 사회적인 요인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가족이나 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해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셋째는 심리적 문제다. 해고, 사별, 이혼 등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나 우울감,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이 체중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의학적 원인이다. 대장암·간암·폐암 등 대부분의 암, 갑상선기능항진증·당뇨병과 같은 내분비질환, 소화기궤양·염증성 장질환 등 소화기질환, 만성폐쇄성 폐질환·폐기종 등 호흡기질환, 만성 심부전·신부전, 결핵 등 감염성 질환, 치과 질환,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 그리고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관련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악성 종양이고 정신과적 문제, 위장관질환, 내분비질환, 심혈관질환, 감염 등이 뒤를 잇는다. 하지만 자세한 의학적 진찰과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6~18%나 된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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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개월에 5% 이상 빠지면 원인 찾아야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면 우선 과거의 체중 기록을 찾아보고 실제로 어느 정도 체중이 감소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식사일기를 적어 실제 식사와 간식으로 섭취하는 음식의 양, 종류, 열량 등을 확인해 섭취 열량이 적정 수준 이하는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만보계로 도보량을 측정해 신체 활동량이 지나치게 많은 편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이에 따라 필요하면 섭취 열량을 늘리거나 신체 활동량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체중 추이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방법으로도 체중 감소가 멈추지 않는다면 병·의원을 찾아 진찰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의원에서는 영양평가를 하고 복용 중인 약물을 확인하며 최근의 생활 변화나 스트레스, 우울감 등을 평가한다. 또한 진찰을 하고 혈당 검사, 갑상선 검사, 간기능 및 신기능 검사, 흉부 X선 검사를 시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체중 감소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 등 정밀검사를 할 수 있다.

체중 감소의 원인 질환이나 문제를 찾으면 그에 대한 치료나 교정을 하면 되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식사를 천천히 여유 있게 하고 저염식, 저지방식 등 식사 제한을 풀고 편안하게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를 충분히 못 하거나 거르는 상황을 해결하고 식욕 자체가 지나치게 적은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물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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