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입법독재…한명숙 사건 뒤집고 윤석열 찍어 내려해”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6.30 10:00
  • 호수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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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법사위 배정된 TK ‘초선 리더’ 박형수 미래통합당 의원
“민주당 최소한의 견제도 거부…상임위 다 줘도 국회 보이콧엔 반대”
“김종인 위원장 훌륭한 ‘메신저’…대권후보는 ‘킹메이커’가 만들 수 없어”

“민주당의 입법독재죠. 최소한의 견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박형수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21대 국회 원구성에 대해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박 의원은 “의석이 많다고 해서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갖는 관례까지 깨뜨릴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결국 법사위를 장악해 (여당이) 한명숙 전 총리의 확정 판결을 뒤집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정국을 주도하는 미래통합당 초선그룹 중 단연 눈에 띄는 의원은 박형수 의원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그를 법사위에 ‘강제 배정’한 가운데, 박 의원은 일련의 국회 상황을 두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당내 초선 의원들과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사찰 칩거 중이던 주호영 원내대표를 찾아가 ‘복귀’를 요청한 이도 박 의원이었다. 시사저널은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 의원을 만났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민주당이 협상의 여지 없애…국회 보이콧은 반대”

21대 국회가 법사위를 두고 시끄럽다.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갖는 건 전통이자 관례였다. 과거 본인들(민주당)이 야당인 시절에도 법사위원장을 가져갔었다. 그래서 충격이다. 의석이 많다고 해서 (관례를) 깨뜨릴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했다. 법사위원장 탈환은 예상된 시나리오 아니었나.

“다른 힘 있는 위원장 자리를 가져갈 거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으로 두고 코로나19 추경이 중요하니까 예결위원장, 또는 산자중기위원장 등을 가져갈 수는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법사위원장이 야당에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가져가는 건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제 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최소한의 견제 장치조차도 없어졌다. 사실 현재 법사위원장은 패스트트랙 때문에 예전과 같은 권한도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걸리는 시간도, 법안의 충분한 찬반 홍보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건 입법 독재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협상 의지가 없다고 지적한다. 여당은 ‘할 만큼 했다’는 주장인데.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협상이란 것은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놔야 한다. 박병석 의장에게 찾아가 이런 얘기를 했다. 다른 건 몰라도 법사위원장 먼저 선출해버리면 향후 협상의 통로를 모두 막아버리는 것이라고. 또 국회의장이 나서서 법사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다면, 여야에 굉장한 메시지가 된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법사위원장 선출) 됐으니, 무슨 협상의 여지가 있겠나.”

민주당이 왜 법사위원장을 가져갔다고 생각하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유죄 확정판결을 뒤집으려 하는 것이다. 수사한 사람이 처벌을 받으면 재심요건이 된다. 그래서 재수사를 통해 재심요건을 만들려 하는 것이다. 또 울산시장 부정 선거 의혹의 경우 일부 기소가 됐지만 아직 수사할 사안이 남아있다. 잘못하면 최고위층까지도 파급력이 미칠 수 있다. 결국 법사위를 장악함으로서 이런 사건들을 담당하는 법원과 검찰을 길들이려 한다. 윤석열 총장도 찍어내려는 것이다.”

통합당 의원들 사이에 국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이콧엔 반대다.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는 것과 보이콧은 다르다. 18개 상임위를 포기하자는 주장은 협상용으로 던진 말이 아니다. 당리당략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민생을 챙겨야 한다. ‘너희가 다 갖고 알아서 하라’고 말한 뒤, 상임위에 들어가서 열심히 활동하면 된다. 국민은 일하는 국회를 원한다.”

 

“킹메이커의 시대 지나…기존 대권후보로도 경쟁 가능해”

야당의 무능이 여당의 독주를 낳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원 구성보다 더 큰 화두가 ‘국민의 신뢰를 찾는 것’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정당의 모습이 너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300년 된 영국 정당도 처음 정강이 그대로 가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야 한다. 현역의원 뿐 아니라 당원과 지지자들의 인식변화도 이끌어내야 한다. 우리 당 전체를 구성하는 주효한 생각이 바뀔 수 있게, 더 활발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

시대의 변화, 김종인 비대위가 잘 담아낼 것이라 보나.

“출범한 지 오래되지는 않아 섣불리 얘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가닥은 잘 잡아가고 있다. (비대위 체제 이전에는) 통합당이 아무리 훌륭한 메시지를 던져도 중도층이나 수도권 시민들이 들으려 하지 않았다. ‘너희들은 어차피 말만 하겠지. 일시적인 주장이겠지’ 하는 불신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좋은 메신저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 문제도 김 위원장이 말하는 것과, 기존 통합당 의원들이 말하는 것은 파급력부터 다르다.

김종인 위원장이 최근 대권후보상으로 ‘백종원’을 언급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말씀을 공개적으로 하시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 (김 위원장이) 오랫동안 정치를 하셔서 킹메이커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킹메이커의 시대는 지났다.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누가 누구를 만들고, 키워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신망을 얻어가면서 사람이 크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40대 경제 전문가’ ‘백종원’ 등 이런 식으로 (후보 자격을) 얘기하는 데 반대한다.”  

새로운 대권후보들이 거론된다는 건, 기존 보수 정당의 대권후보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가 아닐까.

“아직 모른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순회 연설을 시작하기 전엔 지지율이 얼마 나오지 않았다. 그걸 짧은 시간, 유세를 통해서 뒤집고 올라간 거다. 물론 정치적 내공 등이 바탕이 됐다지만, 그런 준비를 할 수 있다면 (기회는) 다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당 기존 대통령 후보군들도 충분히 지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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