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기본 대처법은 ‘물 마시기’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5 14:00
  • 호수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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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철, 식중독·피부질환·관절염 주의보…설사·발열 등 있으면 병원 찾아야

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높은 기온과 습도는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반면에 건강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다. 이런 시기에 식중독, 피부질환, 관절염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물을 먹어 병원성 세균에 소화기가 감염되고 배탈과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는 식품매개질환이다. 발열·구역질·구토·설사·복통·발진 증세가 나타난다. 식중독의 원인은 병원성 세균, 독소, 바이러스, 기생충, 화학물질, 중금속, 자연독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병원성 세균에 의한 식중독을 흔히 경험하는데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세균은 병원성 대장균,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이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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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157 등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과 물을 먹으면 식중독이 발병한다. 일반적으로 복통과 설사가 생긴다. 유아와 노인에서 용혈성 요독증(HUS·일명 햄버거병)이나 의식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병원성 대장균은 열과 소독에 약하기 때문에 음식은 60도 이상에서 조리하고 특히 육류는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병원성 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은 육류보다 채소류에 의해 더 많이 발생한다. 채소를 깨끗한 물에 씻지 않거나 세척했더라도 상온에 장시간 방치한 후 섭취하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깨끗이 씻고 냉장 보관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것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감염되면 1시간에서 6시간 이내에 구토와 설사를 한다. 우유, 치즈, 육류, 어패류 등 단백질 식품과 김밥, 도시락, 빵 등 탄수화물 식품에서 주로 발생한다. 항생제나 지사제 복용보다는 충분한 수분 공급과 같은 대증요법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성인경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중독 증상은 비슷해서 증상만 보고는 원인균을 알 수 없다. 병원에서는 필요한 경우에 분변 검사나 혈액 배양검사를 한다. 설사와 구토로 생긴 탈수를 교정하기 위해 경구적으로나 정맥주사를 통해 수분을 공급하는 등 보존적 치료를 하면 대부분은 증상이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살모넬라 타이피균에 감염되는 장티푸스는 1~2주 잠복기를 거쳐 40도 안팎의 고열, 두통, 설사 증세가 나타난다. 심하면 장출혈, 뇌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내 발생 원인은 70~80%가 오염된 물이다. 장티푸스를 예방하려면 물과 음식물을 끓이고 익혀 먹어야 한다. 손을 깨끗이 씻고 주방 행주나 도마도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증상은 비슷하지만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이 다양해 치료 방법도 다르다. 복통과 함께 열이 나면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열이 난다는 것은 세균에든 바이러스에든 감염됐다는 의미며 예후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치료해도 환자 절반 이상이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이 균은 바닷물에 서식하며 해수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에 급격히 증식한다. 생선회나 생굴 등 날 해산물을 먹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환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어패류를 취급하는 사람은 전용 칼과 도마를 사용하고 특히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어패류를 만지지 않아야 한다. 이 균은 열에 약하므로 어패류를 60도 이상에서 조리한 후 먹어야 한다.

식중독은 대개 치료하지 않아도 일주일 내에 자연 치유된다. 식중독 증세를 보이면 수분 보충과 금식이 기본 대처법이다. 특히 설사에 따른 탈수 증세가 없도록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그러나 과일즙, 탄산음료, 녹차 등은 장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설사가 잦으면 미음이나 죽 등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음식부터 먹는 게 이롭다.

지사제 복용은 병원균과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 더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설사 증세와 고열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철저한 손 위생, 음식물 끓여 먹기, 조리기구 소독, 음식물 오래 보관하지 않기와 같은 4대 위생 수칙만 잘 지켜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출하거나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손 씻기가 필수다. 또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해선 안 된다. 식중독 사고가 빈발하는 여름에는 지하수, 약수, 우물물을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물은 수돗물과 달리 염소 소독을 안 한 상태이므로 각종 식중독균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발과 피부를 건조하게 유지해야

장마철은 피부가 상하기 쉬운 시기다. 높은 습도로 생긴 곰팡이와 비 또는 땀에 섞여 있는 여러 화학물질이나 불순물 때문이다. 곰팡이성 질환인 무좀, 사타구니에 생기는 완선(곰팡이 감염 질환), 간찰진(피부끼리 접촉하는 부위에 생기는 습진성 변화)과 같은 피부질환이 생긴다.

무좀균은 고온다습하고 피부가 밀폐된 조건에서 잘 번식한다. 신체 중에는 발이 무좀이 생기기 쉬운 조건을 갖춘 부위다. 따라서 발을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좀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예컨대 같은 신발을 매일 신지 않고 두세 켤레를 준비해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젖은 신발은 충분히 말린 후 신어야 한다. 이우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발에 있던 무좀균이 사타구니로 옮겨와 완선이 생기기도 한다. 항진균제 연고를 한 달 정도 바르면 치료된다”고 말했다.

간찰진도 고온다습한 여름에 잘 생기는 염증성 피부염이다. 목의 주름, 무릎 뒤, 손가락 사이, 엉덩이, 가랑이 사이, 발가락 사이 등 두 피부 면이 닿는 부위에 생긴다. 특히 장마철에 비를 맞고 잘 닦지 않으면 빗물에 섞여 있는 각종 화학물질이 피부를 자극한다. 이는 염증반응으로 이어져 붉은 반점과 같은 접촉성 피부염 증상이 나타난다. 이우진 교수는 “증세가 가벼우면 약한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호전된다. 피부가 접히는 부위는 습하지 않게 관리하고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장시간 냉방은 오히려 관절염 통증 악화

관절염 환자에게 습한 장마철은 뜨거운 여름보다 더 지내기 힘든 시기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관절염 환자 가운데 90% 이상이 장마철에 관절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 중에서도 류머티스 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장마철인 7월에 8만18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내부의 압력이 커져 관절 속 활액막에 있는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통증이나 부기가 심해진다. 관절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다. 장마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높은 습도를 낮추기 위해 습관적으로 에어컨이나 선풍기에 손이 간다. 그러나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냉방기를 장시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차가운 바람은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또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통증을 완화시키는 물질과 영양분 분비가 줄어든다. 냉방기를 직접 조작할 수 없는 장소라면 긴소매 겉옷이나 무릎담요로 찬바람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 차는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한다.

찜질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대개 냉찜질은 통증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열이 날 때 필요하고 온찜질은 증상이 만성일 때 이용하면 관절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약을 먹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를 먹는 게 좋다.

평소 쪼그려 앉거나 뛰는 등 관절에 힘이 가해지는 운동을 삼간다. 또 관절염 통증이 생기면 일단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이 어느 정도 경감되지만 심하게 움직이면 증상이 악화한다. 그렇다고 장기간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에서 힘이 빠지고 관절은 유연성을 잃어버린다. 관절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 통증은 악화한다. 장마철에 아프다고 해서 방 안에만 있기보다는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면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적절한 운동을 하면 관절 통증이 줄어든다. 관절염에 동반되는 심한 피로감도 호전된다. 심장과 폐의 기능이 향상돼 쉽게 숨이 차거나 피곤한 증상이 사라진다. 뼈가 튼튼해지면서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근력이 좋아지고 관절이 유연해지기도 한다. 목과 어깨, 팔꿈치, 손, 허리, 엉덩이, 무릎, 발목 등 모든 관절의 가동 범위가 커진다. 정신적인 긴장도 풀어준다. 비가 잠시 그칠 때 주변을 걷거나 실내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고 말했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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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한 음식 취급법

• 남거나 상하기 쉬운 음식은 조리 후 1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하기
•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 섞지 않기
• 행주는 매일 바꾸고 삶아서 사용하기
• 재가열한 음식이 남으면 버리기
• 도마는 철저히 닦아 건조하기
자료: 서울아산병원

 

관절염 완화를 위한 실내 스트레칭 방법

관절염 통증 예방을 위한 전체 스트레칭 시간은 10분 내외이며 하루 2회 이상 실시한다. 호흡은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유지한다. 통증이 느껴지면 잠시 중단한 후 다시 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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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비틀기

❶ 누운 자세에서 양손을 옆으로 벌리고 왼쪽 다리를 펴서 오른쪽으로 넘긴다.

❷ 고개는 왼쪽으로 돌리며 양쪽 어깨가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❸ 발을 바꿔 교대로 실시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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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당기기

팔을 펴고 손등(또는 손바닥) 아래로 당기기

❶ 손등(또는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한쪽 팔을 앞으로 편다.

❷ 반대 손으로 손등(또는 손바닥)을 잡고 아래로 당긴다.

❸ 팔의 안쪽 근육이 뻐근한 느낌이 드는 상태를 유지한다.

*각 15~20초씩 3~5세트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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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당기기

❶ 누운 자세에서 양손으로 왼쪽 허벅지 뒤쪽을 잡는다.

❷ 어깨와 머리를 바닥에 붙이고 허벅지를 가슴 쪽으로 당긴다.

❸ 10초간 유지한 뒤 다리를 바꿔 똑같이 실시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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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몸통 굽히기

❶ 바닥에 앉아서 다리를 앞으로 뻗고 허리는 곧게 세운다.

❷ 무릎이 굽혀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❸ 손으로 발끝을 잡고 이마를 다리에 가깝게 가져간다. 손은 가능한 부분까지만 뻗는다.

❹ 10~15초간 유지 후 상체를 서서히 일으킨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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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지

❶ 선 자세에서 양손을 허리에 놓은 후 한쪽 다리를 앞으로 뻗고 양 무릎이 90도가 되도록 구부린다.

❷ 허리가 앞이나 뒤로 움직이지 않도록 유지한다.

❸ 2~3초간 정지하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 후 반대편 다리를 뻗어 같은 방법으로 수행한다.

*5~8회씩 5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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