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복귀 호소한 날 단식 돌입…멈춰버린 STX조선해양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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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근 대표이사, 8일 “복귀해 달라” 호소…같은날 노조는 단식 돌입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잠정 조업 중단중인 8일 “조속히 조업 재개할 수 있도록 A조는 업무 복귀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업무 복귀를 호소했다. 같은날 노조는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곡기를 끊는다”며 단식에 들어갔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는 현재 조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노동자들이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5월27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어서다. STX조선해양이 2년간 순환무급휴직을 하고서도 6월부터 추가 무급휴직에 들어가자 노동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STX조선해양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

노사의 입장은 팽팽히 맞섰다. 장윤근 대표이사는 이날 사내 소식지를 통해 “(파업이) 신조시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해 우리와 LOI(건조의향서)를 맺었던 선주사들이 멈춰있는 우리 조선소를 떠나 타 경쟁 조선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우리가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했다.

8일 조업 중단된 STX조선해양 ©연합뉴스
8일 조업 중단 상태에 있는 STX조선해양 ©연합뉴스

장 대표이사는 “조선업의 경우 시장에서 신뢰를 잃게 되면 회사가 추후 어떤 발표를 해도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며 그 잃었던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함을 과거 우리의 경험에서 어렵지 않게 상기할 수 있다”며 “더구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가 정상궤도에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의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3일까지 실사하고 있는 희망퇴직에 대해 “회사는 희망퇴직 이후에도 잔여 인력들이 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가용 가능한 모든 예산을 동원해 위로금을 마련했고 오는 13일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희망퇴직이 회사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정비 절감으로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제안이란 설명이다.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이장섭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STX조선지회장은 같은날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곡기를 끊는다”며 단식에 들어갔다. 이장섭 지회장은 “그동안 문제 해결의 키를 갖고 있는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무급휴직을 유급휴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보았지만, STX조선 사측과 산업은행은 희망퇴직이라는 구조조정으로 답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2년간의 무급휴직의 약속은 깨져버리고, 일방통보 된 무급휴직 연장에서 우리 가정은 파탄났다”며 “집에 갈 때 통닭 한 마리라도 사들고 가고 싶다던 한 노동자의 절규는 우리 삶에서 누리는 소소한 행복마저 산업은행의 금융논리가 앗아갔다는 것을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회장은 “오는 16일 진해조선소 휴업 종료를 앞두고 경남도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김경수 지사는 노조와 면담해 역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회가 요구한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활용한 순환 유급휴직 도입을 거부하면서 STX조선해양 사태 해결은 답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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