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노인 정신건강 검사하는 ‘초간단 선별척도’ 개발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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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우울증·불면증·화병 등 한 번에 검사

노인의 정신건강질환 4개를 약 10분 만에 선별할 수 있는 ‘초간단 선별척도’가 개발됐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손상준 교수, 노현웅 임상강사 연구팀은 8일 연구를 통해 노인 치매, 우울증, 불면증, 화병 총 4개 질환을 한 번에 선별할 수 있는 ‘초간단 선별척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초간단 선별척도는 모두 14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치매, 우울증, 불면증, 화병 증상에 대해 각 3개 문항씩, 그리고 질환의 경과와 기간에 대한 2개 문항이다. 기존 검사보다 문항 수가 줄어들어 검사 시간도 4분의 1로 단축됐지만 선별 정확도는 우수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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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정신건강질환의 특징 중 하나는 치매와 우울증, 화병과 불면증 등 2개 이상의 정신건강질환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검사할 때 어떤 척도를 사용해야 가장 적절한지 선택의 어려움이 있었다. 또 2개 이상 질환이 의심돼 여러 척도를 시행하면 긴 검사 시간 때문에 노인 환자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지난 12년 동안 수원시 지역사회에서 노인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했다.

또 검사 결과에 따라 정상군, 고위험군, 질환군 등 총 3개 군으로 분류해 실제 지역사회 노인정신건강사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증상이 가장 심한 질환군에 속한 노인은 추가 면담을 통해 더 정확하게 상태를 확인받을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노현웅 임상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초간단 선별척도는 ‘건망증으로 냄비를 10회 이상 태우거나 비밀번호를 10회 이상 잊어버림’처럼 쉽게 답할 수 있는 내용과 최소한의 문항 수로 구성해 노인이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초간단 척도 문항

(1) 건망증으로 냄비를 10회 이상 태우거나 비밀번호를 10회 이상 잊어버림
(2) 힌트를 주어도 대통령 이름과 손자, 손녀 이름을 외우지 못함
(3) TV를 켜고 끄지 못하거나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지 못함
(4) 매사에 활력과 의욕이 없어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함
(5)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생각되고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느껴짐
(6) 죽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거나 죽기 위한 계획을 함
(7) 화나고 억울하고 충격받은 일이 지속되는데 참을 수밖에 없음
(8) 한숨이 자주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속에 뭔가가 치밀어 오름 
(9) 하루 종일 화풀이, 분풀이, 하소연해도 시원하지 않음
(10) 잠자리에 누워도 2시간 이상 바로 잠이 오지 않음
(11) 자다가 3번 이상 깨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해서 낮에 항상 피곤하고 졸림
(12) 자면서 헛발질을 하거나 장딴지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있음
(13) 1~12에 체크한 내용이 평소보다 나빠졌다는 얘기를 자주 들음
(14) 1~12에 체크한 증상이 적어도 1개월 이상 지속됨

▲ 질환군(빨간불): 1~12번 중 하나 이상 '네'이면서 13~14번 모두 '네'일 경우 
▲ 고위험군(노란불): 빨간불, 파란불 모두 아닐 경우
▲ 정상군(파란불): 1~12번 모두 '아니오'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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