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협회가 추미애 장관에게 사과 요구한 이유는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7.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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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시네” 발언에 사과 요구 “소설가들 인격 짓밟은 행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소설가들의 모임인 한국소설가협회가 국회의원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며 반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설 문학을 '거짓말'로 폄훼해 소설가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소설가협회는 30일 성명을 내고 최근 추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법무차관의 대가성 인사 의혹을 결부해 제기한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의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며 반발한 대목을 언급하며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소설가들은 놀라움을 넘어 자괴감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협회는 "한 나라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앞에서 문학을 융성시키는 일은 참 험난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국회에서 국민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할 수가 있냐. 어려운 창작 여건에서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했다. 협회는 추 장관의 공개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법무부 장관이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으니, 우선 간략하게 설명부터 드려야 할 것 같다. '거짓말'과 '허구(虛構)'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듯해 이를 정리한다"며 소설과 거짓말의 차이점을 학술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가짜를 진짜라고 믿게끔 속이는' 행위다. 소설에서의 허구는 거짓말과 다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상대방(독자)이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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