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정상 안압이라도 방심은 금물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8.04 11: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번 망가진 시신경은 회복 불가능…안과 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중요

흔히 안압이 높지 않으면 녹내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물론 녹내장의 주요 원인은 높은 안압이지만 정상 안압 상태의 녹내장이 더 흔하다. 

안압이 높아지는 원리는 단순하다. 눈에 있는 '방수'라는 물질이 적절하게 배출되지 않으면 안압이 증가하며, 높아진 안압이 시신경을 손상시켜 녹내장이 발생한다. 이렇게 안압이 높은 녹내장(폐쇄각 녹내장)은 급성으로 진행한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면서 구토를 동반한다. 눈 주위 통증과 충혈이 발생하며 빠르게 시력 손실이 진행된다. 72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으로 이어진다. 

ⓒ강동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그러나 안압만으로 녹내장을 진단할 수는 없다. 국내 녹내장 환자의 70%는 정상 안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개방각 녹내장)이라고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의 시야 손상은 서서히 진행하므로 환자가 증상을 눈치채기가 어렵다. 시신경이 80~90% 손상될때까지 증상을 모르는 환자도 있다.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치료를 받아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녹내장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 위험성이 큰 40세 이상과 고도근시 환자는 1년에 한 번은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또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6개월~1년 이상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사람, 당뇨병·고혈압이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안과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강자헌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안압은 정상이지만 시신경유두가 물리적 압박을 받거나 혈류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안압이 정상이더라고 시신경 손상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녹내장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30% 가까이 늘었다. 2019년 기준으로 97만 명을 넘어섰다. 40대 이후부터 발병률이 높아지기 시작해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