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강행나선 전광훈 “4·19는 허가받았나”…사랑제일교회 폐쇄 조치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8.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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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금지명령에도 광복절 집회 강행하며 참가 독려
신규확진 100명대 넘어서 방역당국 긴장
경찰 “방역수칙 위반시 고발…강제해산도 검토”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강행될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시와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현장 해산조치를 경고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를 주축으로 이번 집회를 주도하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시설폐쇄 조치를 내렸다. 

전광훈 "준비 끝났다" 집회 강행 재확인

14일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광복절 당일 서울 시내 집회를 예고한 단체는 모두 26곳으로 예상 참가 인원은 22만여 명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찰 등이 잇따라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전날 서울시는 집회금지 행정명령까지 발동했지만 주최 단체들은 강행 의사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등 보수·개신교 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 목사는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이 나온 뒤에도 유튜브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하는 대절버스 편을 안내하는 등 광복절 집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전 목사는 전날 한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확인해보니 이번 광복절 집회 지방 대절 버스가 지난해 10월3일 상경집회 때보다 훨씬 많았다"며 "수도권은 버스를 탈 필요도 없으니 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서울시가 집회 자제를 요청한 것에 대해 "4·19와 5·16, 6·29(6월항쟁)를 허가받아서 한 것인가. 준비는 모두 끝났다"며 집회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경찰은 전 목사 측과 자유연대의 15일 종로구 사직로 집회 참가인원이 애초 신고한 2000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만 명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여기에 보수단체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는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우리공화당 등은 중구 남대문시장·을지로·퇴계로 등에서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진보 단체들도 광복절 종로구 안국역 근처에서 예정대로 집회를 진행한다.

29일 오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일 연합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29일 오전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일 연합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규확진 폭발적 증가…서울시, 사랑제일교회 '폐쇄'

이에 방대본과 서울시 등 관계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3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집회를 주도하는 사랑제일교회에서 며칠 새 13명이 감염된 점을 감안해 시설폐쇄 조치를 내렸다.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지난 12일 교인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하루새 감염자가 10명 넘게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 교회의 다른 교인 15명과 가족 26명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 중이다.

서울시가 현재까지 파악한 이 교회 관련 검사 대상자는 1897명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는 "대형교회 특성상 고령자도 많고 신도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파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지역감염 확산 위험이 매우 높은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다시 집회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모든 단체에 보낼 예정이다. 광복절 당일 집회가 강행될 경우 경찰은 집회 무대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현장에서 제지하고, 참가자들의 귀가를 설득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나온 참가자들은 서울시와 방역당국에서 채증(촬영)을 하고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을 판단해 고발할 예정"이라며 "현장에서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즉시 체포해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집회가 공공에 위험성을 야기하는 불법집회로 변질했다고 판단되면 강제해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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