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한미연합훈련 축소…‘전작권 전환 검증’ 무산
  • 이혜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1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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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전면전 가정한 훈련은 예행연습만 시행
전작권 전환 계획 차질 예상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이 진행됐다. © EPA연합
2018년 3월 진행된 한미연합군사훈련 © 연합뉴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일부 축소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한미동맹은 코로나19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합지휘소훈련(CCPT)을 이달 18일부터 28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훈련은)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전작권 전한 이후 미래연합군사령부 구조를 적용한 예행연습을 일부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올해 전반기 연합훈련이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전구(戰區)급 한미연합훈련을 시행하게 된다. 18~22일 1부 방어, 24~28일 2부 반격으로 나뉘어 시행되는 본 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 훈련이다. 전면전 임무 수행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주간 훈련 위주로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CCPT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모의 실험 형태로 진행되며,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이번 훈련에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전작권 전환 검증 평가는 사실상 불발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 본토와 하와이·괌·오키나와 등에 있는 미군들의 입국이 불가능하고, 우리 군 역시 코로나 사태로 인력과 규모 조정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군은 이날부터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훈련 참가를 위해 대전 자운대에 파견된 육군 간부가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훈련 일정을 긴급 연기했다. 해당 간부와 접촉한 다른 훈련 참가자 중에선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밀접접촉자 70여 명이 훈련에서 배제되고 대체 인원이 투입되면서 훈련 개시일이 늦춰졌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는 이번 훈련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대신 한미연합사령부의 전투 준비태세 점검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지 도발과 대테러 대응 상황 등을 가정한 훈련에서 예정된 FOC 검증이 이뤄졌지만, 북한과의 전면전을 가정한 본 훈련에서는 예행연습만 진행되면서 사실상 FOC 검증이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FOC 검증 예행연습은 FOC 검증을 위한 사전 준비 절차로, 본격적인 FOC 검증은 내년 전반기 연합훈련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행연습 동안 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이 미래연합사 사령관을 맡지만, 대부분의 훈련 동안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 사령관이 현행 체제대로 사령관을 맡아 군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을 미래연합사의 FOC 검증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필수 절차다. 전작권 전환은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평가를 마치고 이뤄진다. 지난해 IOC 검증을 마무리한 군은 올해 훈련 때 FOC 검증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FOC 검증 마무리가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해지면서 전작권 전환도 정부 계획보다 늦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임기 내인 2022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 취임 뒤 정부는 전작권 조기 전환 추진으로 정책을 조정하며 완료 시한을 정해놓지는 않았다. 정부는 향후 FOC 검증 평가를 비롯한 전작권 전환 일정을 놓고 미국 측과 지속적인 의견 교환을 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군이 이번 연합훈련 일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북한의 반발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그간 한미연합훈련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발표해왔다. 현재 북한군은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에 집중하면서, 하계 훈련을 축소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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