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시티 포럼 2020] 코로나 시대, 내가 사는 도시는 어떻게 바뀔까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8.22 10:00
  • 호수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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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주최 ‘굿 시티 포럼 2020’ 마쳐
‘위기’ ‘변화’ 속 다양한 대안 모색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내가 사는 도시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직장, 학군, 교통 등 전통적인 가치가 그대로 살아 있을까. 방 3개·화장실 2개인 집이 계속 전형적인 주거 형태가 될까. 안전, 친환경 등 제대로 잡히지 않는 개념들은 얼마나 도시 문화에 녹아들어 있을까. 

모두가 고민하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태풍의 한가운데서 좀처럼 답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꼭 필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해당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사저널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장(場)을 만들었다. 

권대우 시사저널 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전염병·기후 변화에 따라 도시 미래 불투명 

시사저널은 우리의 삶터인 도시를 어떻게 하면 ‘좋은 도시’로 만들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자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을 개최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속 도시의 대응과 미래상, 그리고 ‘그린뉴딜(친환경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경제를 살리는 정책)’로 상징되는 도시의 재탄생에 주목했다. 

8월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살롱에서 ‘위드(With) 코로나19 도시의 재탄생’이란 주제로 열린 ‘굿 시티 포럼 2020’에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섰다. 권대우 시사저널 사장은 환영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언택트(비대면) 등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일상이 돼 버렸다. 이럴 때 우리가 사는 도시에 관한 어젠다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포럼에서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 방향이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정부 등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 앞서 시사저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다. 거리 두기 착석, 대화 자제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이행하는 한편, 관련 내용을 디지털 콘텐츠로 만들어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했다. 포럼 주제인 ‘With 코로나19’가 더욱 피부에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연사들 역시 개인적인 경험과 고민 등을 실감 나고 절절하게 전하며 포럼에 활력을 더했다. 

세션1 ‘코로나19와 도시의 대응’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변 사장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지난해 4월부터 LH 사장으로 재직하며 최근 우리나라의 도시·주택 문제에서 최선봉에 선 정책가다. 그는 ‘기후 변화 대응과 주거 복지를 위한 LH의 녹색 건축 구상’이라는 주제로 열띤 강의를 펼치며 포럼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어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원장과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각각 ‘코로나 시대, 도시 패러다임의 대전환’ ‘포스트 코로나의 공간’을 주제로 강연했다. 

“지금 결정이 10~20년 좌우”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2》 출연, 베스트셀러 출간 등으로 유명한 유현준 교수는 “전염병은 과거부터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있어 큰 영향을 미쳐 왔다. 현재는 전염병에 기후 변화까지 더해진 상황”이라면서 “한 시대를 주도했던 국가들을 보면 (전염병, 기후 변화 등 위협 요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시로 사람이 모여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교수는 “탈중심의 다핵 구조를 만들면서도 밀도 높은 도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의 결정이 우리나라의 향후 10~20년 경쟁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시 차원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강연장을 찾지 못한 대신 직접 영상을 찍어 보내왔다. 김 시장은 ‘좋은 도시를 위한 사회적 연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코로나19를 거치며 국가의 시대가 지나고 도시의 시대가 왔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며 “개별 도시의 상상력, 용기, 사회적 연대 등이 향후 세상을 바꿀 가장 중요한 힘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세션2 ‘그린뉴딜과 도시 혁명’에선 김민수 새만금개발청 신사업전략과장, 박창석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스마트지속가능도시연구단장,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박종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소속 기관에서 연구하고 있는 그린뉴딜 과제를 소개했다. 세션2 강연은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이 모더레이터를 맡아 청중의 질문과 연사의 답변을 이끌었다. 

마지막 특별 강연을 맡은 김현수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장은 ‘코로나 이후 도시의 미래’를 전망했다. 김 회장은 자신을 비롯한 포럼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곱씹으며 “우리가 아직 태풍의 눈 속에 있어 태풍의 실제 모습을 잘 모를 수 있다”면서도 전문가들 각자의 시각으로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 이번 포럼의 의미가 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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