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증시도 접수하나…카카오게임즈와 바통 터치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09.0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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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최대 ‘IPO 대어’…10월 코스피 상장 추진
최대 9626억원 공모…내달 초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카카오게임즈, 60조원 육박한 자금 몰리며 ‘대흥행’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개시했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개시했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기업공개(IPO) 기록을 갈아치우자마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광풍'을 예고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시중자금 60조원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증시 '블랙홀'로 떠올랐다.  

 

IPO서도 '빅히트' 칠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빅히트는 이번 상장을 위해 총 713만 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0만5000∼13만5000원이다. 공모 예상 금액은 최대 9626억원으로, 이는 SK바이오팜 공모금액(9593억원)보다 많다. 

빅히트는 오는 24∼25일 이틀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할 방침이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은 다음 달 5∼6일 진행할 계획이다. 빅히트는 10월 중 코스피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의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이며 주관회사는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빅히트는 방시혁 의장이 2005년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이 속해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문화공연 등이 급격히 위축됐음에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940억원, 영업이익은 4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에는 방탄소년단의 영어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빌보드 핫100 최신 차트에 1위로 데뷔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가수로는 처음 이 차트 정상에 오르면서 빅히트 상장에 기대감을 키웠다. 

빅히트는 "그동안 콘텐츠와 팬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면서 비즈니스 다변화와 플랫폼 혁신을 이뤄냈다"며 "자체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레이블과 비즈니스, 팬덤을 집약하는 '빅히트 생태계'를 구현했고, 강력한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다양한 파생 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탄소년단에 치중된 매출 구조와 멤버들의 군 입대 등은 향후 기업 성장 가능성에 약점으로 지적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빅히트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올 상반기와 2019년 각각 87.7%, 97.4%에 달한다.

회사 측은 "매출 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초 전속 계약이 만료되기 이전인 2018년 방탄소년단과의 조기 재계약을 체결해 계약 기간을 2024년 말까지 연장했다"고 밝혔다. 또 "출생연도가 가장 빠른 멤버인 김석진(진)은 2021년 말일까지 병역법에 따른 입영 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상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상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 뚫고 새 역사 쓴 카카오게임즈

이틀 간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감한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IPO 역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SK바이오팜이 갖고 있던 종전의 기록을 두 달여 만에 갈아치웠다. 

2일 주관사 3곳에 접수된 카카오게임즈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무려 1524.85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58조5543억원이다. 이는 지난 6월24일 SK바이오팜이 세운 최대 증거금 기록(30조9899억원)의 2배에 육박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청약 첫날 16조4000억원의 시중 자금을 빨아들였고, 둘째 날인 이날 42조1000억원을 추가로 끌어모았다. 

일반투자자 청약 물량의 55%(176만주)가 배정된 한국투자증권은 경쟁률 1546.53대1을 나타냈다. 청약 증거금은 32조7000억원이 모집됐다. 40%(128만주)가 배정된 삼성증권의 청약 경쟁률은 1495.40대1로, 청약증거금은 23조원이 모였다. 5%(16만주)가 배정된 KB증권은 경쟁률 1524.85대1, 증거금은 2조9000억원이 들어왔다.

최종 경쟁률이 1500대1을 웃돌면서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은 투자자는 약 5주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 2만4000원 기준으로 약 12만원 어치 주식을 받게 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열풍에 대해 "그만큼 시중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영향이 크다"며 "경제가 저점을 통과하고 중~상국면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열풍의 가장 큰 기저는 저금리에 돈이 갈 곳이 없어 그런 것"이라며 "올 들어 주식시장으로 돈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기준금리가 1% 이하로 떨어져 유동성이 충분히 공급된 데다 풀린 돈이 갈 곳이 없다 보니 여러 투자처를 모색하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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