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현장서 ‘민방위 복장’으로 임명장 받은 정은경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09.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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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정은경, K방역 영웅” 신임 청장 임명 축하
정 청장, 가족 아닌 동료와 참석 “존재 이유 잊지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K-방역' 사령관을 맡아 온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임명식 현장에서도 방역 수장의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충북 청주에 있는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방문했다. 정 신임 청장에 대한 임명장을 직접 수여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통령이 장·차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청와대 밖에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간혹 정부서울청사 등에서 수여식이 진행된 적은 있지만, 대통령이 일선 현장을 직접 찾은 적은 없다. 또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에게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 것도 드문 일이다. 그동안 장관급에게는 대통령이 임명장을 줬지만, 차관급은 통상 국무총리가 대신 전달했다.

청와대는 정 신임 청장의 그간 노고와 성과를 직접 격려하고 코로나19 비상 시국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서 임명장을 수여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 수여식으로 정 신임 청장의 수고를 덜고, 다음날 출범하는 질병관리청 직원들의 사기도 진작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명식에 참석한 정 신임 청장은 평소와 똑같은 '민방위 복장'을 착용한 채 가족이 아닌 나성웅 질병관리청 차장 내정자 등 동료들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질본'이라는 말은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애칭"이라며 "세계 모범으로 인정받은 K방역의 영웅 정 본부장이 초대 청장으로 임명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청와대 밖에서 고위 정무직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에서 격식을 갖추는 것이 더 영예로울지 모르지만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 상황을 감안했다"며 "무엇보다 질본 여러분들과 함께 수여식을 하는 것이 더 뜻 깊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 승격은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큰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한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달라"며 "항상 감사하고 미안하다. 코로나와 언제까지 함께할지 모르지만 끝까지 역할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신임 청장은 "질병관리청 출범은 신종 감염병에 대해 체계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국민의 뜻"이라며 "우리의 존재 이유를 잊지 않겠다. 코로나19의 극복과 감염병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 후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새겨진 축하패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건넸고, 직원 대표에게는 꽃다발을 선물했다. 꽃다발은 '새로운 만남'을 의미하는 알스트로메리아, '감사'를 상징하는 카네이션, '보호'의 뜻을 담은 산부추꽃 등 세 가지로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이 열린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이 열린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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