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의혹에 입 연 秋아들 부대 책임자 “청탁 여러차례 보고받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9.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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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양심선언 보며 침묵하기 불편…군 청탁문화 바뀌는 계기 돼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아무개씨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당시 부대 최고책임자였던 이아무개 전 대령이 입을 열었다. 그는 “서씨의 용산 부대 배치와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등에 대한 청탁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령은 11일 추 장관 아들 군 복무 청탁 의혹과 관련된 증언을 담은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령은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단장이었으며 지난해 11월 대령으로 전역했다. 서씨 복무 부대 책임자가 이번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직접 밝힌 건 처음이다.

이 전 대령은 서씨의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에 대해 “서씨가 신병교육대에서 교육받을 당시 참모 한 명으로부터 ‘모처에서 서군의 용산 배치 여부를 물었는데, 안 된다고 하면서 카투사 부대 분류에 대해 설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다른 참모들이 있는 자리에서 일체 청탁에 휘말리지 말라고 강조했다”며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우려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령은 “신병 교육 수료식에서 400여 명의 가족들 앞에서 청탁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도 밝혔다. 서씨의 가족을 별도로 만나 청탁하면 안 된다고 교육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부인한 것이다.

이 전 대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당시에도 서씨 측의 청탁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로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을 선발한다는 공문이 하달되자, 참모들로부터 서씨와 관련해 여러 번 청탁전화가 오고 (서씨가 복무 중이었던) 2사단 지역대에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저는 부하들에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지역대별 추첨으로 통역병을 선발하도록 지시했다”며 “이후 2사단 지역대에 가서 서씨를 포함한 지원자들을 모아놓고 제비뽑기로 선발했다”고 했다.

이 전 대령은 이같은 입장을 밝히게 된 이유에 대해 “추 전 장관 아들의 병가 관련 예비역 카투사의 양심선언을 보면서 당시 최종 지휘관으로서 침묵하기에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현역인 부하들에게 불이익이 생길까 봐 지켜만 보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던 중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에 의해 지원장교와 지역대장의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됐고, 저도 신 의원과 보좌관과 통화를 했는데 일부 내용만 보도돼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령은 신 의원과 특수관계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 전 대령은 “신 의원과 저는 각각 3사단장과 참모장으로 2011년 1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약 3개월을 같이 근무했으며 신 의원은 34년 군 생활 동안 같이 근무한 수백 명 중 한 분”이라며 “근무 이후 연락 없이 지내다 이번 일로 인해 거의 9년 만에 통화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제가 과거 지휘를 했던 한국군 지원단에서 일어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고 또한 제 전우들이 이런 일을 겪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이번 사건이 더 이상 정파 싸움이 되지 말고 군의 청탁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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