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붙는 창원 도심 속 힐링 여행지 12選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7 12:00
  • 호수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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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 수원지·마산 돝섬 등 푸른 숲과 아름다운 바다가 어우러진 휴식·레저 명소 즐비

경남 창원을 떠올리면 기계 제조업이 발달한 공업도시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산과 시내가 맑고 아름다우며 큰길이 사방으로 통한다. 과밀도시라고 느낄 수 없을 만큼 쾌적함을 실감할 수 있다. 조금은 느리게 창원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을 안다. 도처에서 목격되는 자연환경은 품격 있는 가을 여행을 보장해 준다.

오른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저도 비치로드, 해양드라마세트장, 봉암 수원지, 마산 돝섬. ©창원시
오른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저도 비치로드, 해양드라마세트장, 봉암 수원지, 마산 돝섬 ©창원시

■ 봉암 수원지

팔룡산 중턱 즈음에 봉암 수원지가 있다. 이곳에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해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오르면 숨이 채 차기도 전에 제방에 이른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 당시 축조기술을 엿볼 수 있는 토목 등록문화재다. 수원지는 제방과 팔용산에 둘러싸였다. 그래서 늘 수면이 잔잔하다. 수원지를 따라 나 있는 둘레길은 왕복 4.5km 생각보다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만으로도 마음속 깊은 곳에 담아둔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호숫가 한편에 숲속도서관도 있다.

■ 해양드라마세트장, 저도 비치로드

다도해 풍경이 아름다운 구산면. 최근 구산면은 이 풍경에 인공적인 콘텐츠를 더하면서 관광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해양드라마세트장은 국내 촬영용 세트장 중 유일하게 바다를 끼고 있다. 가야시대 목조건물 24채와 범선 3척이 어우러지면서 한껏 멋스럽다. 인기를 끌었던 사극 《김수로》 《기황후》 《육룡이 나르샤》 《역적》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관광지 인근에는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는 저도 비치로드, 파도소리길 등이 잘 정비돼 있다. 

■ 마산 돝섬

월영동에는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이 에너지를 얻기 좋은 곳이 있다. 바로 돝섬이다. 최근 입구가 새롭게 단장되고, 돼지 캐릭터 모양의 포토존도 설치됐다. 포토존 오른쪽에는 세간에 널리 알려진 황금돼지상이 있다. 이 돼지를 품에 안으면 부자가 되고, 돼지코를 만지면 복이 두 배로 들어온다고 해서일까. 이곳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출렁다리와 해안데크를 따라 한 바퀴 돌면 곳곳에서 예술 조형물과 시를 만날 수 있다. 신라시대 때 돝섬에서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최치원이 활을 쏘자 소리가 잦아들었다는 전설로 유명하다.

오른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주남 저수지, 북면 수변생태공원, 용호동 메타스콰이어 가로수길, 창원 수목원. ©창원시
오른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주남 저수지, 북면 수변생태공원, 용호동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창원 수목원 ©창원시

■ 창원 수목원

팔룡동에는 시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문화체육시설과 녹지공간이 즐비하다.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는 창원 만남의 광장·종합운동장이 있으며, 인근에는 창원컨벤션센터가 있다. 창원대로를 따라 흐르는 내동천·소계천이 창원천과 합류하는데, 창원천은 시민들의 산책로로 사랑받는다. 도심에서 싱그러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창원 수목원도 있다. 이곳은 단풍나무 등 총 105종 23만 그루의 수목이 빼곡히 들어선 그야말로 도심 속 자연 체험 학습공간이다. 창원 수목원에서 주목할 곳은 선인장 온실이다. 국내 최대 규모로 6600여 본의 선인장과 열대식물을 이곳에서 관람할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식물이라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는 재미가 솔솔하다. 

■ 주남저수지

사람과 철새들의 보금자리 동읍. 그곳의 간판은 단연 주남저수지다. 봄의 전령이 벚꽃이면 가을의 전령은 억새라고 하는데, 주남저수지에는 은빛 억새 향연이 한창이다. 또 철새 떼의 군무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역시 주남저수지의 백미는 가을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만개하는 물억새와 함께 기러기·재두루미·고니 등 다양한 철새를 쉽게 볼 수 있다. 해마다 이곳을 찾는 철새는 120여 종 8만여 마리에 이른다. 주남저수지를 따라 만들어진 탐방로는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 차분한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2시간 정도 천천히 걸으면 7.5km 코스를 만끽할 수 있다. 

■ 용호동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용호동을 창원 명소로 만든 곳이 있다. 바로 670그루의 울창한 메타세쿼이아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가로수길이다. 나무 사이사이에 카페·음식점·빵집·꽃가게 등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즐비한데, 이들은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 아니라 ‘핫 플레이스’다. 유행을 이끄는 서울 강남 신사동의 가로수길과 이름도 역할도 비슷한 셈이다. 메타세쿼이아는 봄부터 싱그러운 매력을 뽐내다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는 은하수 조명으로 빛난다. 창원시가 매년 겨울이 되면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빛의 거리'로 꾸미기 때문이다. 

오른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진해드림파크, 창원 짚트랙, 태백동 편백 치유의 숲. ©창원시
오른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진해드림파크, 창원 짚트랙, 태백동 편백 치유의 숲 ©창원시

■ 태백동 편백 치유의 숲

진해구 태백동 장복산공원 가운데 50㏊가 치유의 숲이다. 이곳으로 오르는 경사는 완만하다. 각종 질병 치유에 효과가 그만인 피톤치드 성분을 뿜어내는 30~40년생 편백나무 4만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는 공기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음이온이 풍부하고, 진해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관도 뛰어나다. 편백 치유의 숲에는 5m 높이의 시계탑과 나무데크 등이 설치돼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진해 내수면환경생태공원

여좌동은 진해의 관문으로 통한다. 예전에는 지리적 입지 때문에 그랬다면 요즘은 명성 때문이다. 여좌천과 내수면환경생태공원, 진해역 등을 거치지 않고 어떻게 진해에 가봤다고 할 수 있을까. 여좌천은 장복산에서 발원해 여좌동을 가로질러 바다로 유입된다. 봄이면 여좌천을 사이에 두고 1.5km 구간에 벚꽃 터널이 만들어지는데, 이 장관을 보기 위해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다. 내수면환경생태공원도 사계절 다른 풍경으로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특히 저수지 둘레에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 

■ 창원 짚트랙

잔잔한 진해만에 요트와 카약이 떠다니는 곳, 창원 진해구 덕산동이다.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해양레포츠센터다. 한여름 무더위를 해양레저스포츠로 이겨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의 백미는 단연 창원 짚트랙이다. 창원 짚트랙은 활강 시설이다. 진해해양공원 높이 99m짜리 타워에서 길이 1.39km 쇠줄을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소쿠리섬까지 내려온다. 활강할 때는 최고 시속 80km까지 달해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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