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음식으로 섭취하라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1 10:00
  • 호수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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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지켜주는 세균이 많은 김치와 발효유가 대표적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돋보이는 기능성 원료가 프로바이오틱스다. 지난해 6444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해 2018년보다 18.8% 급성장했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살아 있는 형태로 적정량을 섭취했을 때 체내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을 말한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유산균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원활한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균주에 따라 체지방 감소, 면역력 개선, 피부 건강, 알레르기 감소 등 다양한 기능성이 밝혀지고 있다. 식사를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음식을 통해 충분히 공급이 가능하다면 굳이 프로바이오틱스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우리가 자주 먹는 식품 중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것이 많다. 대표적인 음식이 김치, 발효유 등이다. 그럼 이러한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을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할까? 그에 대한 정확한 지침은 없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다고 몸에 해롭지는 않다. 그러므로 식사할 때 발효식품을 자주 챙겨 먹으면 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식품이 발효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식품을 발효시키면 보존성이 높아진다. 채소를 발효시킨 김치나 피클 덕분에 신선한 채소가 귀한 겨울철에도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생사를 넘나들던 베트남 전쟁 때도 김치통조림이 공급되었을 정도로 김치는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다. 김치는 채소를 공급하는 역할 이외에 유산균의 보고이기도 하다. 숙성 정도에 따라 유산균 수가 달라진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막 담근 김치는 유산균이 1g당 약 1만 마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7~8일 숙성된 김치는 약 1억 마리에 달한다. 그러나 1년 이상 된 묵은지에서는 약 200마리밖에 검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시사저널 이종현·pixabay
ⓒ시사저널 이종현·pixabay

일주일 숙성된 김치는 유산균 덩어리

따라서 담근 지 1주일 된 김치를 하루 100g씩 먹으면 100억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하는 셈이다. 식약처에서 건강기능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의 하루 섭취량을 1억~100억 마리(CFU)로 권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김치 100g만으로도 프로바이오틱스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부산대 김치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를 하루 300g씩 먹으면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에 유산균이 100배가량 증가한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또 하나의 식품은 발효유다. 발효유는 원유 또는 유가공품을 유산균 또는 효모로 발효시킨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요구르트다. 발효유는 일반발효유와 농후발효유로 구분된다. 일반발효유는 1g당 1000만 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다. 반면에 농후발효유는 1g당 1억 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다. 같은 양으로 10배 이상의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다. 따라서 농후발효유를 하루 100g씩 먹으면 100억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하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균’으로 정의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식탁에서 넉넉하게 섭취해 우리 건강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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