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도시’ 는 옛말… 늙어가는 울산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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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 새 노인 인구 3배 증가
2020년 울산 ‘초고령사회’ 진입 전망

산업도시 울산은 ‘젊은 도시’다. 그러나 10년 후인 2030년이 되면 울산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령사회란 전체 인구 가운데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 이상인 사회를 의미한다. 14%를 넘는 경우는 고령사회라 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울산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3만7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고령인구 비율이 9.3%인 세종시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2번째로 낮은 비율이다.

안개에 휩싸인 울산시가지 전경ⓒ울산무인항공
안개에 휩싸인 울산시가지 전경ⓒ울산무인항공

하지만 10년 후인 2030년에는 고령인구가 현재의 2배 가까운 25만2000명으로 증가하면서 비율도 22.9%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2040년에는 고령인구의 비율이 32.6%로 증가하면서 전국 고령인구 비율 순위도 11위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2047년 울산 고령 인구 35만 명 초과, 전체 인구의 37% 점유

또 2047년에는 고령인구가 더 늘어 35만8000명을 기록하며 전체 울산 인구의 3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0년 당시 고령인구 비율이 4%에 불과했던 울산시가 올해 12%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 있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2025년에는 고령 인구 20.3%를 기록하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며 2030년에는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울산의 치매 유병률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전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800만 명) 중 추정 치매환자 수는 약 79만 명으로 추정 유병률은 10.3% 정도다. 이에 비해 울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추정 치매환자 수는 약 1만 명으로, 8.7%의 유병률을 보인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아직은 울산이 ‘젊은 도시’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이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치매 유병률도 다른 도시보다 가파르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의 출생아 수 감소 속도도 위험수위를 넘었다. 통계청의 6월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울산 출생아 수는 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줄었다. 이는 같은 달 기준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은 출생아 수다. 2017년 6월부터 매년 같은 달 대비 최저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5.4%로 1년 전보다 0.8%p 줄었다. 2000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1~6월) 울산에서 태어난 아기는 3470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1% 줄었다. 이 역시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청년 취업자는 감소, 중·장년 취업자는 증가

울산지역 청년 취업자수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반면 50대와 60대 취업자는 오히려 증가해 산업현장의 노동력이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없던 지난해 울산지역 전체 취업자는 57만1000명으로 전년(57만4000명) 보다 3000명 줄었다.

채용박람회에 몰려드는 울산 청년 구직자들ⓒ울산시
채용박람회에 몰려드는 울산 청년 구직자들ⓒ울산시

특히 20대와 30대 청년층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지난해 20대 취업자는 2017년 8만1000명까지 급증한 이후 2018년 7만7000명, 지난해에는 7만1000명대로 급락세를 탔다. 30대 취업자도 2017년 13만 명대가 무너진 이후 2018년 12만9000명, 작년에는 12만 명 초반대로 접근했다. 이에 따라 울산의 청년인구도 최근 7년 사이 5만 명 이상 급감했다(2012년 33만5000명→2019년 말 기준 28만1000명) 

반면 50대와 60대 취업자는 갈수록 증가해 산업현장의 노동력이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0대 취업자는 2012년 12만5000명에서 7년 만에 15만 명 선으로 올라섰다. 60대 이상 취업자도 7만6000명으로 2012년(4만9000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울산은 산업도시다. 청년 취업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제조업발 고용부진으로 청년층의 지속적인 인구유출과 경제활동인구 감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년들은 울산을 떠나고 중·노년층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울산은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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