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원한 트럼프, 이번엔 ‘美 집단면역 전략’ 검토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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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체 더힐 “트럼프 행정부, ‘집단면역론’ 지지하는 의학계 인사 초청해 논의”
백악관 복귀한 트럼프도 “코로나19 두려워 말라”
코로나19 입원 치료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5일(현지 시각) 백악관으로 복귀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 양복 상의 주머니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입원 치료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5일(현지 시각) 백악관으로 복귀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 양복 상의 주머니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후, ‘집단면역 전략’을 전격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집단면역론을 지지해 온 백악관 내부 인사와 의학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5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전문 언론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고문인 스콧 애틀러스와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집단면역론을 지지해 온 의학계 인사들 초청해 회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초청을 받은 인사들은 마틴 컬도프 하버드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옥스퍼드대 교수 등 전염병 전문가 3명이다.  

이들은 회의에서 고령층 및 코로나19 고위험군은 감염에서 보호하는 한편 젊은층 및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바이러스가 퍼지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에이자 장관에게 소개했다. ‘집단면역론’에 근거한 방안으로 충분한 인원에게 면역을 형성시켜 보건 역량을 키우면서 동시에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통한 경제 충격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컬도프 교수는 “우리는 아주 좋은 논의를 했다. 장관은 많은 질문을 던졌고, 우리는(의학계 인사)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집단면역론은 충분한 인구가 감염 후 회복 및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확보해 감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언제 개발될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은 의료자원 부족 및 사망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20만 명을 넘어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이며, 확진자 수도 740만 명을 넘은 상황에서 집단면역론을 시도하면 가용 의료 인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망자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집단면역론 검토는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고문으로 애틀러스가 합류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러스 고문은 전염병 전문가가 아님에도 폭스뉴스 등 언론에서 집단면역론을 옹호하면서 백악관에 합류하게 됐다.  

애틀러스 고문은 더힐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던 교수들이 주도하는 집단면역 서명운동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취약층은 보호하고, 학교 및 사회 활동을 재개한다는 그들의 구상은 대통령의 정책과 내가 지금까지 한 조언들과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이런 행정부의 움직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를 대하는 태도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이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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