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경제자유구역…“4년간 외국투자 실적 반토막”
  • 박칠석 호남본부 기자 (sisa613@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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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실적 23억달러→10억달러…비중도 10.8%→4.4% 축소
신고액-도착액 괴리 심각…10여년 간 강릉·동해 겨우 ‘3.9%’
신정훈 의원 “일부 구역 유명무실…투자 유인책 마련해야”

경제자유구역은 해외 투자자본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세제 감면이나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부여한 특별지역이다. 이에 전국 지자체는 국내외 기업 유치에 큰 기대를 걸고 경제자유구역 지정고시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천·부산진해(부산·창원)·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전남·경남)은 2003년 노무현정부가, 대구·황해(경기도) 경제자유구역은 2008년 이명박정부가 지정했다. 박근혜 정부는 동해안권(강원도)과 충북경제자유구역(2013)을 지정했고, 문재인정부가 올해 6월 광역시인 광주와 울산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모두 9개로 늘어났다. 2008년 지정된 새만금경제자유구역은 2013년 새만금개발청이 출범하면서 2018년에 해제됐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내 세풍산단 전경 ⓒ광양경제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내 세풍산단 전경 ⓒ광양경제청

그러나 본래 취지와 달리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 실적이 4년간 5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자유구역을 외국인 투자 촉진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만든 것을 고려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일부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이 극히 미미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내 FDI 실적이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FDI실적은 지난 2016년 23억 달러, 2018년 16억9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억2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2016년 대비 지난해 실적은 55.7% 줄었다. 우리나라 전체 대비 경자구역의 FDI 실적 비중도 작아지고 있다. 2016년 10.8%에서 2017년 7.4%, 2018년 6.3%, 2019년 4.4%로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이 뿐만 아니다. 신고액과 도착액의 괴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부터 올 6월까지 10여년 간의 경자구역별 FDI 신고액 대비 평균 도착액 비율은 44.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 도착액 비율은 2015년 39%, 2016년 37.4%, 2017년 33.7%, 지난해 25.5%에 그쳤다. 같은 기간 지역별 평균 도착액 비율은 동해안권(강원 강릉, 동해)이 3.9%로 가장 낮았다. 황해 (경기 평택, 시흥) 7.4%, 광양만권 (전남 여수, 순천, 광양 및 경남 하동) 24.7%, 새만금 군산 36% 등도 저조했다. 

자료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지역별 FDI 실적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신정훈 의원은 “전국 곳곳에 산재돼있는 경제자유구역은 각 지역별 산업 특성과 중점 유치 업종이 상이한 만큼, 그 특성을 살려 제대로 된 투자와 고용이 이뤄진다면 침체된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높은 전략 산업, 고기술 분야, 생산유발 및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업종 등 각 구역별 중점업종을 집중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특히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거나 파급효과가 큰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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