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입장 하루만에 뒤집은 트럼프…증시도 롤러코스터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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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트럼프 일부 부양책 타결 촉구에 상승 마감
트럼프 발언·부양책 타결 여부에 따라 시장 변동성 커져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 사흘 만에 백악관 돌아와 트루먼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엄지를 치켜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 사흘 만에 백악관 돌아와 트루먼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엄지를 치켜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 부양책 협상 중단 입장을 하루 만에 일부 번복했다. 대통령의 폭탄 발언에 전날 하락 마감했던 뉴욕 증시는 상승 반전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와 돌발 발언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1% 상승한 2만8303.4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4% 오른 3419.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8% 상승한 1만1364.6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부양책 가운데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도입을 촉구하고 나오면서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 복귀한 직후 민주당과의 신규 부양책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줬고,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엇갈린 발언을 내놓으면서 증시가 다시 상승했지만, 당분간 백악관발(發)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크리스 라킨 E트레이드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며, 아마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면서 "전일 폭락부터 우리가 본 널뛰기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변동성을 가리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 촉구를 요구한 부양책은 항공업계 자금지원과 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 가계에 대한 현금 지급 등이다. 포괄적인 부양책이 아닌 선별적 지원을 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에게 현금 지급 등의 법안을 서둘러 도입하라고 압박했다. 백악관에서도 선별적 부양책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포괄적인 부양책이 도입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라면서도, 민주당의 의지가 있다면 10개 정도의 방안을 개별적으로 다룰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민주당이 소규모의 특화된 부양책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과 므누신 장관은 이날 오전에 항공사 지원 단독법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므누신 장관에게 민주당이 추진한 항공사 지원법안이 지난주 공화당에 의해 부결된 점을 상기시키며, 해당 법을 다시 검토하고 오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항공사 지원 법안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도 하지만, 대통령의 협상 중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타결 여부는 불확실하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양책 협상 중단 선언이 나온 이후 "끔찍한 실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분명한 분별력이 있는 경로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위해 자신의 서명이 적힌 부양책 수표를 가계에 보내는 것만을 원한다고 쏘아붙였다.

시장은 부양책 타결 여부와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하고 있다. 다수 위원이 부양책 규모가 작거나 도입이 지연될 경우 경제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추가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실시될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격차를 더 벌려 앞서가는 형국이다. 월가에서는 바이든의 명확한 승리가 시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강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한층 더 강화됐다.

한편, 대선을 한달 여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이틀 만에 백악관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는 등 공식 업무를 재개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허리케인과 경기부양책 협상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브라이언 모겐스턴 백악관 부대변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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