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은 어떤 암을 두려워할까. 남성은 폐암, 췌장암, 간암을 두려운 대상으로 꼽았다. 여성은 위암, 췌장암, 폐암을 가장 두려운 암이라고 선택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박기호ㆍ김영애 교수팀이 성인남녀 1000을 대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암 및 치료 후유증’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박 교수는 "남성들은 담배, 술과 연결지어 폐암과 간암을 떠올리는 것 같다. 특히 금연 광고에서 폐암 이미지를 자주 보면서 폐암이 각인된 것 같다. 여성들은 위암을 가장 두려운 암으로 선택했는데 위암은 예전부터 가장 많은 암이라는 인식이 있다. 폐암을 두려워하는 여성도 많은데, 자신이 흡연하지 않더라도 폐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남녀 모두에서 두려운 암 2위는 췌장암이다. 남녀 모두 췌장암의 치명률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자는 폭주가 췌장암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암은 갑상선암, 위암, 전립선암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암은 갑상선암, 위암, 유방암 순이었다. 박 교수는 "갑상선암은 치료 성적이 좋은 암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위암은 두려운 암과 두려워하지 않는 암 모두에서 상위권이다. 위암은 주변에 흔하다는 인식이 있다. 또 건강검진 때 위내시경검사로 조기에 발견하면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암 치료와 관련한 후유증 중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남녀 모두 통증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정신적 측면, 전신 쇠약, 소화기 장애, 피로, 외형의 변화 순이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남녀 간 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등이 환자를 대할 때 건강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 차이를 이해한다면 더욱 원활하게 소통하고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