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밀양시민대상 수상자 선정 두고 ‘뒷말’ 무성
  • 김완식 영남본부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20.10.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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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정대근‧이수창씨…과거 행적 두고 “무리한 선정”
시 선정 심사위원 해마다 교체·후보자 공적만 심사…심사기준 의문
시, “17명 심의위원 충분히 객관적·공정한 심사과정 거쳐 문제없어”

경남 밀양시가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시민의 귀감이 되는 인사에게 주는 ‘밀양시민대상자’ 수상자 선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과거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사가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심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밀양시는 16일 시청 대강당에서 수상자와 가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2회 밀양시민대상’ 시상을 했다. 산업부문 정대근씨(77)와 봉사부문 이수창씨(78)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에는 문화·체육·효행 부문 후보자 추천이 없었다.

농협중앙회 회장을 역임한 정대근씨는 신대구부산간 고속도로 유치, 장학금 지급, 영남농산물 물류센터·오리온농협의 설립을 이끌어 내는 등 한평생 농업·농촌·고향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6일 밀양시청 대강당 제22회 밀양시민대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일호 밀양시장, 산업부문 정대근 수상자, 봉사부문 이수창 수상자, 황걸연 밀양시의회 의장. ©밀양시
16일 밀양시청 대강당 제22회 밀양시민대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일호 밀양시장, 산업부문 정대근 수상자, 봉사부문 이수창 수상자, 황걸연 밀양시의회 의장. ©밀양시

정 전 회장의 수상을 두고 지역사회는 그의 전적을 거론하며 수상자로 적절치 않다고 반박한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정 전 회장이)농협을 위해 큰 공로를 했지만, 어두운 과거도 있다”면서 “심의 위원들 선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면 다른 인사는 “정 전 회장은 1975년 삼랑진농협 조합장을 시작으로 평생을 농협인의 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2000년 7월 농협중앙회 회장에 당선되면서 농협발전에 기여한 부문도 상당하다”면서 “특히 그는 고향 삼랑진 발전을 위해 경운기와 한우 등을 기증하는 등 지역 농업발전에 기여한 큰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찬반이 엇갈리기는 봉사부문 수상자 이수창 회장도 마찬가지다. 부북면 출신 향우기업인인 이 회장은 밀양의 숙원 사업이었던 호텔을 건립해 체류형 관광을 가능케 했다. 또 그는 (재)경산이수창장학재단 및 밀양시 시민장학재단을 통해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자신의 회사인 ㈜현대RB와 부북면 간 자매결연을 맺는 등 남다른 애향심으로 밀양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았다.

반대측은 “이 회장의 호텔 건립은 개인 사업이다. 출향인으로 밀양과 소통이 많지 않고, 장학금 지급은 지금도 수많은 지역·출향인사가 하고 있는데 과연 봉사부문 수상자로 선정해야 했냐”며 선정 이유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회장 수상을 찬성한 밀양시의회 한 의원은 “이 회장은 호텔(밀양온천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운영에 따른 수십억 가량 적자가 발생할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호텔 건립이 밀양시의 숙원사업이었기에 밀어 붙였다”면서 “밀양의 숙원 사업이었던 호텔을 건립해 체류형 관광을 가능케한 공로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의위원회의 심의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모요강에 명시된 추천 자격이 모호한 탓에 시민대상자 선정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대로 된 인사를 가려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밀양시는 매년 문화·체육·산업·봉사·효행 등 5개 부문의 시민대상 수상자를 선정해 밀양시민의 날에 시상하고 있다. 각 읍·면·동과 지역 각 단체 등으로부터 추천은 17명의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시민대상자를 최종 선정한다.

하지만 매년 심의위원들이 바뀌면서 후보자 검증에 전문성이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시각이다. 한 인사는 “시가 해마다 선정하는 심사위원들은 추천된 후보자들의 공적 내용만 보고 심사하기 때문에 과거 행적은 대부분 알지 못한다”면서 “더욱이 공정성을 이유로 심사위원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해마다 수상자에 대한 심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인사는 “시민들이 뽑아야 할 시민대상 수상자를 밀양시 주도로 선정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시가 선정하는 심사위원들이 현직 시장이 추진 중인 사업에 도움을 주는 인사를 후보자로 올려 놓고 최종 수상자로 정하는 것 같은데, 객관적인 심사가 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심사위원들 선발은 충분한 자격을 보고 결정한다. (심사위원들도) 충분히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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