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개미’ 반대 속 LG화학 배터리 분사…주가 하락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0.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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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압도적 지지…주가 3% 넘게 하락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에서 열린 LG화학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에서 열린 LG화학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 연합뉴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기업 설립을 위한 사업부문 물적분할을 확정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의 반대 속에 배터리 사업 분사가 결정되면서 주가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LG화학은 30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동관 대강강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LG화학 전지사업부 분할안이 원안 승인됐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20∼29일 분할안의 찬반 전자투표를 진행했으며, 이날 주총장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거리두기 방침 속에 80여 명의 주주가 입장했다.

분할안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극심한 반대에 더해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분할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주총에 이목이 쏠렸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상당수가 찬성 의견을 던지면서 무난히 통과됐다. 주총 투표 참석율은 77.5%였으며 찬성률은 82.3%였다. 주총안 승인을 위해서는 전체 주식의 3분의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LG화학의 주식은 현재 ㈜LG 등 주요주주가 30%(우선주 포함), 국민연금이10.20%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외국인 투자자 40%, 국내 기관 투자자 8%, 개인이 12%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분사안이 승인됨에 따라, LG화학은 12월1일을 기일로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시킨다. 분할등기 예정일은 12월3일이다. 분할 회사는 LG화학의 100% 자회사이며 자본금 1000억원의 회사로 설립된다. 물적분할할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6조7000억원 정도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결정한 것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시설 투자 금액 증가로 현재 순차입금이 8조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주주 메시지를 통해 "LG화학은 지난 25년 간 선도적인 전지 연구 개발과 사업 전개를 통해 150조원 이상의 전기차(EV) 전지 수주잔고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리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의 심화로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구조 부담 등 도전이 만만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지사업에서의 구조적인 체계 구축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지 사업부문의 분할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번 분사 결정으로 배터리 사업 투자 확대로 글로벌 1위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석유화학, 첨단소재 등의 다른 부문의 재무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는 이번 분할을 통해 앞으로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고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LG화학은 앞으로 분할 회사의 투자를 확대해 신설법인의 매출을 2024년 기준 3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Lifetime)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플랫폼(E-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한편,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이 결정되면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 보다 3.99% 내린 62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우선주 LG화학우도 3.24% 내린 31만3500원에 거래되며 동반 하락세다.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모습 ⓒ 연합뉴스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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