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몸 된 MB가 남긴 말…“날 구속할 순 있지만 진실은 가둘 수 없어”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1.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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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251일 만에 재수감…동부구치소 독거실 사용할 듯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51일 만에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대리인인 강훈 변호사는 2일 이 전 대통령의 동부구치소 재수감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말을 남기셨다”며 “측근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2일 오후 1시46분경 서울 논현동 자택을 떠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간단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서울동부구치소로 출발, 오후 2시40분경 도착했다. 이로써 지난 2월25일 보석으로 풀려난 지 251일만에 재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은 동부구치소 독거실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 독거실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를 고려해 전담 교도관이 지정될 예정이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기 때문에 향후 교도소로 이감될 수 있지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의 전례를 따라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형을 이어갈 수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인데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다는 점이 수감 생활에 고려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친이계 의원 및 측근들 배웅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오전부터 논현동 자택에 모여들었다. 권성동·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박순자·이은재·정병국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강훈 변호사 등이 논현동 사저를 찾았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사저를 떠날 때까지 자택 앞에서 자리를 지켰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제 가면 언제 나올까, 건강이 제일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본인은 지금도 무죄라고 생각하고, 정권을 함께했던 우리도 무죄라고 확신한다”며 “그의 수감은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잔혹한 정권인지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저 앞에는 오전부터 시위대와 취재진, 경찰, 경호원들로 붐볐다. 이 전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유튜버가 오전 7시부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사저 앞에 ‘축 이명박 구속’이라고 적힌 추가 화환을 설치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전 대통령의 재수감에 대해 말을 아꼈다. 구속 당일인 2일 오전 당 최고위 회의에서도 이 전 대통령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당 차원에서 논평도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형이) 확정될 경우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별도의 입장은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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