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영끌투자] 청약시장 계속 뜨겁다... 2030 적극 도전
  • 채상욱 전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7 14:00
  • 호수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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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산다면 원리금상환액 소득의 20% 수준으로 유지해야

바야흐로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의 투자 시대’가 개막되었다. 월 7조~8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가계대출이 9~10월에는 10조~14조원 등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도 월 2조~3조원이던 신용대출 규모는 월 5조~6조원씩 증가할 정도로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영향을 포함해 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으려는 가계의 노력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이 그렇다고 크게 감소하지도 않은 상태다. 가계대출 증가액 자체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시기다. 

가계신용의 일부는 주식과 부동산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나 기획재정부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대출을 받아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움직임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추세에는 ‘절실함’이 더 보인다. 주변의 지인들을 만나 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데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월세를 살고 아파트는 전세를 끼고 갭투자로 샀다” “집을 사고 싶어도 살 돈이 없어 신용대출을 받고, 주택담보대출도 받고,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까지 이용했다. 여기에 제2금융권 대출도 이용했다”는 등 대출을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한 노력들이 폭발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급물량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 청약시장은 폭발적인 열기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급물량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 청약시장은 폭발적인 열기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왜 과천 지식정보타운 청약은 ‘로또’가 됐나

11월초에는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3개 단지를 묶어 청약이 진행됐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수도권 50만㎡ 이상의 공공택지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또 85㎡ 초과 면적이 각 단지마다 40% 정도여서 추첨제로도 청약할 수 있었다. 시세 역시 과천시의 주변 아파트들보다 약 30~40% 낮다. 평촌과 의왕의 신축 아파트보다도 낮은 가격에 공급되다보니 인기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3개 단지 청약(중복 가능)에 특별공급 9만 명을 포함해 총 57만 명이 몰렸다. 추첨이 가능한 85㎡ 초과 대형 평수의 경쟁률은 최대 1900대 1로 나타났다. 

청약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특히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급물량이 앞으로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분양 열기를 보면서 2030세대의 대응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정부가 기획하고 있는 수도권 127만 호 공급물량 중 재건축·재개발 사업 39만 호, 용도변경 4만 호를 뺀 84만 호는 모두 공공택지 사업이다. 즉 84만 호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라는 의미다.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부천 대장지구를 포함한 3기 신도시와 서울 용산, 서울 태릉 등의 공공택지가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현 분양가상한제는 ‘공공택지’에는 의무적용된다. 재건축·재개발 같은 ‘민간택지’에는 서울을 포함한 주요 지역만 적용된다. 과천 지식정보타운도 공공택지라 모든 단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았다. 

이런 국면이니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낮을 것이라는 인식은 몹시 클 수밖에 없다. 이번 과천 지식정보타운 청약 경쟁률이 이를 입증했다. 동시에 기존 주택 가격이 높다는 점도 청약 경쟁률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했다.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의 입주자 모집은 특별시·광역시가 아니라 일반지역이라면 해당 시에서 30%, 경기도에서 20%, 수도권 전체에서 50%를 모집하는 3:2:5 방식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도 과천시 30%, 경기도 20%, 수도권 50%로 배정될 것이다. 

공공택지가 서울 용산이라면 어떻게 될까. 특별시·광역시 50%, 수도권 50%로 배정된다. 즉 용인시에 거주하는 사람도 모든 3기 신도시나 서울 청약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론상 수도권 거주자는 모든 수도권 공공택지에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당연히 청약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에 과천 지식정보타운 청약을 노리고 과천시에 임차로 들어가 살았던 가구들이 있었던 것처럼 3기 신도시 지역으로 임차를 들어가 2년간 사전 청약, 3년 차부터 본청약을 기다릴 가구들이 늘어날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청약 경쟁률을 낮추고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약 2년간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일종의 ‘몸테크’를 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들은 이미 해당 지역 전셋값을 높이는 원인이기도 하다. 현재 하남시, 남양주시, 고양시, 부천시 등의 전세가 상승률도 높은 편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2030의 경우 사회초년생에 가깝고 시드머니가 적으니 부동산은 언감생심이고, 일상생활도 제대로 누리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주택 문제는 너무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을 텐데 그렇기에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필자라면 부모님 댁에서 살 수 없는 일반적인 경우이고 서울에 직장이 있다면 빌라나 오피스텔 혹은 소형 아파트 등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자금을 모으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직장이 있으니 신용대출이 나온다. 전세대출도 나오기 때문에 사실 전세금 총액을 이렇게 조달할 수도 있다. 이 중에 오피스텔은 심지어 매수를 한다 하더라도 청약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의외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사회초년생은 전세 살면서 목돈 모으기부터

그렇게 거주 비용을 이자만 내는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소득을 늘려가며 청약통장에 가입하고, 예치금을 만들고(100만원부터 최대 1500만원), 청약 1순위와 특정 지역의 거주 요건을 충족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현재 좋은 투자 수단이 여럿 존재하므로 부동산의 주거와 투자를 분리해 하나씩 풀어야 하는 분들은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반대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구매력이 받쳐준다면 각자의 구매력 아래서 실거주용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대출 등 원리금 상환액을 자기 총소득의 20%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령 세후 월 800만원 소득의 부부 합산 1억5000만원 연봉 가구는 연간 2000만원 한도에서만 원리금을 갚아나가는 것이다. 

2021년부터는 청약시장에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이 들어오기에 청약 관심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청약에 도전할 수 있는 2030세대라면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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