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영끌투자] 무리한 창업보단 눈높이 낮춘 재취업을
  •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7 14:00
  • 호수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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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일시 수령 대신 연금으로 받아야 유리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고령인구 20% 이상)가 될 전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퇴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0대만 해도 부모를 봉양하고 자녀의 교육과 결혼에 상당한 지원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30~40대의 상황과 인식은 많이 다르다. 은퇴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에게 너무 많은 지원을 한다면 궁핍한 노년을 보낼 수밖에 없다. 

50대 가장에게 가장 큰 걱정은 “해외 유학을 보내 달라”는 자녀의 말이라고 한다. 국내 대학 진학은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지만 연간 1억원 이상 들어가는 해외 유학은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식을 최대한 지원하고 싶지만 그래도 현재 자산과 부채, 향후 소득과 지출을 충분히 따져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 기대 소득도 현실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자칫 은퇴 전 수준에 맞추느라 무리하게 자영업에 뛰어들어 퇴직금까지 날리는 걸 경계해야 한다. 자영업은 이미 포화 상태다. 코로나 사태 여파도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 자영업을 한다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 또는 남들과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은퇴 후 무리하게 자영업에 뛰어들면 퇴직금까지 잃을 수 있다. 자영업을 한다면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시사저널 임준선
은퇴 후 무리하게 자영업에 뛰어들면 퇴직금까지 잃을 수 있다. 자영업을 한다면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시사저널 임준선

그보단 큰 투자 없이 일정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일을 찾는 걸 권한다. 지금은 저금리 시대다. 예금 금리 연 5% 시대엔 자산 10억원으로 월 400만원 정도의 이자소득을 거둘 수 있었지만 연 금리 1% 시대인 지금은 월 100만원의 이자가 고작이다.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현금 흐름이 중요해졌다. 인생 전성기 때의 사회적 지위와 연봉을 감안한다면 월급 500만원 정도를 생각하기 쉽지만 이땐 월급 200만원 정도라도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 

과거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연금의 경우 은퇴 후 한꺼번에 받는 일시금보다는 연금 수령을 권한다. 저금리 시대엔 투자처가 마땅치 않고 은퇴 시점엔 자산 운용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제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16.5%의 세금을 바로 내야 하지만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30%를 아낄 수 있다. 퇴직소득세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금 수령기간 동안 매년 나눠서 낸다.

 

자산의 핵심인 주택연금 적극 활용해야 

현재 퇴직연금은 일시금 수령이 대부분이다. 2017년 기준 퇴직연금의 연금 수령 선택 비율은 1.9%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올해 4월 전국 50대 직장인 19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퇴직연금 수령 시 일시금(17%)보다 연금(83%)을 계획하는 비율이 높고, 노후 생활비 중 평균 63%를 종신연금으로 희망하는 등 연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가계 자산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을 활용해 연금으로 받는 것도 좋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주택 소유자가 평생 또는 일정기간 집을 담보로 맡기고 자기 집에 살면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부부 합산 공시지가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면 가능하며 주택금융공사가 연금 지급을 보장한다. 나중에 부부가 모두 사망할 경우 주택을 처분해 정산한다. 연금 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고,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2008년 1210명에서 올해 6월 7만6158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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