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소유 아닌 Full소유 논란’ 혜민스님, 결국 활동중단 선언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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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뷰 자택·부동산 시세차익 등 논란 커지자 사과…“참회하며 돌아보겠다”
비난 앞장섰던 현각스님 “그는 아름다운 사람” 옹호
사생활 공개 이후 각종 논란에 휘말린 혜민스님이 참회의 뜻을 밝히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 연합뉴스
사생활 공개 이후 각종 논란에 휘말린 혜민스님이 참회의 뜻을 밝히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 연합뉴스

사생활 공개 이후 각종 논란에 휘말린 혜민스님이 참회의 뜻을 밝히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혜민스님은 15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 등 SNS에 글을 올려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덧붙였다.

혜민스님은 최근 한 방송에서 자신의 집과 사생활을 공개한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도심 자택과 각종 고가 전자제품 등이 불교의 '무소유' 지향과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혜민스님이 과거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건물을 보유한 '건물주'였고, 해당 부동산을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에 팔아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여기에 한국 불교를 강도 높게 비판해 온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까지 가세하며 공방은 더욱 불이 붙었다. 현각스님은 혜민스님을 '도둑놈'이라고 칭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는 기생충"이라고 맹비난했다. 

현각스님은 그러나 하루 뒤인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혜민스님과 통화한 사실을 전하면서 태도를 바꿨다. 현각스님은 "아우님, 혜민스님과 이른 아침 통화를 했다. 사랑과 존중, 깊은 감사로 가득 찬 70분간의 통화였다"며 "혜민스님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영적인 삶은 여행 속 비행기와 같다. 그것은 항상 방향 수정과 적응을 요구한다"며 "난기류가 있을 수 있고, 나 또한 비행 계획에서 많이 벗어났었고, 인간이기에 때론 그럴지 모른다"며 혜민스님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혜민이나 다른 이들보다 낫거나 순수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혜민스님은 1974년생으로 출가 전 이름은 주봉석이다. 그는 스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7년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를 지냈다.

2000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2008년 직지사에서 비구계를 받고서 조계종 승려가 됐다. 2012년 출판한 명상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열풍을 불러 일으키며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누적판매 부수 300만 부를 돌파하며 전 세계 26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혜민스님은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한국 특파원 출신인 다니엘 튜더와 명상 앱 '코끼리'를 출시하며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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