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확진에 유럽 초비상…‘포옹에 만찬까지’ 비난 봇물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2.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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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상급 지도자 25명 만나 추가 감염 우려
방역수칙 어긴 대통령 행실 알려지며 구설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유럽 주요국이 비상에 걸렸다.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각종 국제행사에 참석해 주요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을 잇달아 만난 사실이 전해지며 연쇄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뒤 검사를 받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7일 간 자가격리를 하며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확진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주요국도 대혼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마크롱 대통령 외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유럽 지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마크롱과 접촉을 한 인물이 많아 추가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설립 협약 서명 60주년 행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동한 이들은 일제히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당시 마크롱 대통령과 직접 대면해 예방 차원에서 격리 중이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과 악수했다. 행사 당일 마크롱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스페인 총리실은 그가 24일까지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역시 당시 이 행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접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중앙)이 지난 10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의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왼쪽) 폴란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오른쪽) 헝가리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중앙)이 지난 10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의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왼쪽) 폴란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오른쪽) 헝가리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10∼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다수 정상과 만났다. 로이터통신은 이 회의에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EU 회원국 지도자 25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마크롱 대통령의 증상이 나타난 시점을 고려하면 이 회의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거의 확실하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과 양자 회동을 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의 며칠 후 받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독일 정부는 전했다.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 역시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는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날 자가격리를 시작했지만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18일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벨기에 정부 측이 밝혔다. 전날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과 업무 오찬을 함께 한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역시 음성판정을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금지한 악수와 포옹, 6명 이상 모임금지 등을 마크롱 대통령이 스스로 어겨 코로나19 감염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2일 올린 트위터에서 "생명을 구하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작 마크롱 대통령은 각종 회의에서 만난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악수와 포옹을 수차례 한 데 이어, 엘리제궁에 수 십명의 의원들을 불러 모아 함께 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뭇매를 맞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 엘리제궁에서 의회 지도부 20명과 오찬을 했고, 16일에도 의원 12명을 초대해 만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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