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담는 도시, 하늘이 자유로운 도시를 만들겠다”
  • 심충현 영남본부 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20.12.27 10:00
  • 호수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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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지자체, 그 이후]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 “SKY FREE CITY 구현할 것”

[편집자주] 이제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민선 7기 임기 후반기에 들어간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방역과 혁신, 성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뛰었다. 올 초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진원지란 오명을 썼던 대구·경북 지역 지자체가 아픔을 딛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현장을 다시 찾았다.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 ⓒ수성구청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 ⓒ수성구청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은 2018년 취임 때부터 ’세계 유일의 수성구에만 존재하는 것‘에 행정적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성구만의 유일성을 가진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수성구는 지난해 어린이공원 조성 기본계획 단계부터, 공원의 실제 이용자인 어린이의 의견을 수렴해 어린이가 원하는 놀이터를 만들었다. 탐방로 조성도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했다. 호응은 좋았다. 김 구청장의 구상이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어른들에게 맞춤형 편의 공간을 제공하면서다.

김 구청장은 올해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미래 수성구의 모습을 그리면서 또 하나의 사업을 시작했다. 바로 ‘가드닝 스쿨’이다. 지쳐가는 구민들을 위한 수성구만의 유일한 공간이다. 김 구청장은 ”사람과 자연은 공존해야 하는데, 생태를 잘 아는 게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즉 가드닝 스쿨을 만들어 주민들과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수성구는 현재 대구농업마이스터고에 실습장을 만들어 교육을 진행 중이다. 12월16일 수성구의 올해 성과와 미래 계획을 김 구청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축제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했다. 그런데 수성구는 올해 수성빛예술제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더 확대했다. 항의도 거셌을 법한데. 

“예상과 달리 우려스러운 상황은 거의 없었다. 대구 지역은 코로나19로 인해 축제·행사 등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시민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각종 지역행사를 통해 나누던 공감대가 없어진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해야 했다. 주민참여형 축제인 제2회 수성빛예술제는 12월11일부터 오는 1월3일까지 개최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의료진·자원봉사자 등 자신의 맡은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자 수성못 일대를 밝은 빛으로 채웠다. 축제기간 중 200대의 대규모 드론공연을 총 4회 진행한다. 수상무대 앞에 지름 12m의 달 조형물을 상시 설치했다. 축제를 관람하는 시민들에게 사진에 담는 추억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예술제와 비교해 다른 점이 있다면.

제2회 수성빛예술제-보름달 ⓒ수성구청
제2회 수성빛예술제-보름달 ⓒ수성구청

“올해 예술제는 총 8000여 명의 주민이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했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끝에 직접 만든 6000여 점의 작품을 내년 1월3일까지 전시한다.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에게 행복의 메시지를 드리고자 기획했다. 아마추어 예술가와 관련 전공 학생들을 희망일자리 사업을 통해 대거 참여시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콘텐츠 기획부터 작품 완성까지 오랜 시간 준비 과정을 거쳤고,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문가 킬러 콘텐츠와 다른 매력의 작품들이 탄생한 것이다. 또 많은 주민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빛예술학교’를 운영했다. 학교는 주민들의 빛작품 디자인과 제작 등을 도왔다. 어린이집 아이들부터 경로당 어르신까지 재활용품을 이용해 직접 트리·눈썰매 등을 만들고, 자신의 작품을 예술제에 전시하는 것을 직접 봤다. ‘내가 축제의 주인공’이 된다는 주인의식을 심은 듯하다. 뿌듯하다.”

예술제에서 드론 공연이 예정됐는데, 드론 등을 활용한 ‘하늘이 자유로운 도시 수성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 

11월16일 수성못에서 시연한 드론택시ⓒ수성구청
11월16일 수성못에서 시연한 드론택시ⓒ수성구청

“잘 보셨다. 지난 10월말 개최한 세계문화산업포럼에서 SM타운플래너가 연구한 수성구 미래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비전이 SKY FREE CITY인데, 하늘이 자유로운 도시라는 의미다. 문화와 기술의 융합으로 미래를 이끌어간다고 이해하면 된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스카이포트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다. 여기에 문화관광·쇼핑·비즈니스 등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로 지역의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이다. 수성못과 용지봉을 잇는 케이블카 대안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 계획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론택시 상용화 이전에는 드론을 활용해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수성구는 고층아파트가 밀집된 곳이다. 고층건물 화재 발생 시 창문을 깨고 바로 소화탄을 쏠 수 있는 대형 드론으로 화재를 진압할 계획이다. 야간에 산불이 났을 때 진압할 수 있는 무인 드론과 열감지 센서를 활용한 인명 구조, 물류배송을 위한 드론 활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다른 계획은 무엇인가.

“드론엔터테인먼트다. 수성못 하늘이 무대가 되고, 드론 수백 대의 불빛과 음악·미디어아트·영상분수 등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 콘텐츠 공연을 기획했다. 고유의 스토리를 가진 드론아트쇼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엔 ‘생각을 담는 도시’ 조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수성구의 최대 현안이라고 봐야 하나. 

“수성구는 ‘도시 유일성’을 구정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매진하고 있다. 여태까지 사회는 도로·주거 등 도시 인프라의 양적 팽창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인구·산업·경제 등 사회구조 전반이 줄어드는 수축사회에 직면했다. 도시가 생존할 수 있는 방향은 다른 도시와 차별화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생각을 담는 도시’는 주민들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문화와 사고의 공유를 통해 구정의 미래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의 유일성 핵심 정책이다.”

‘생각을 담는 도시’ 정책의 핵심인 생태환경과 문화예술을 소개해 달라. 

“흔히 수성구 하면 높은 빌딩숲을 떠올린다. 하지만 전체 면적의 74%가 녹지고, 강과 하천이 흐르는 생태도시다. 수성구는 이런 천혜의 환경을 활용해 현재 수성패밀리파크에서 금호강 강줄기를 따라 매호천과 형제봉을 연결하는 금호강권과 대구스타디움에서 대덕산 자락을 지나는 진밭골권을 개발 중이다. 이게 바로 생태환경의 핵심이다. 수성구는 그동안 재건축·재개발·수성의료지구 신도시 조성 등 많은 개발이 진행됐지만, 그에 반해 여전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곳이 많다. 이런 지역을 인위적·팽창적 개발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서로의 생각을 담아 수성구만의 유일성을 지닌 문화적 공간으로 되살려 나가고자 한다. 소박하지만 동시에 담대한 구상이다.”

2020년을 마무리하면서 구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변화의 시기는 위기이면서 곧 기회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수성구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길에 구민 여러분이 함께한다면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다가오는 2021년 새해 수성 구민 여러분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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