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한국이 美 명령 따라 자산 압류”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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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인의 음식과 약 사는 돈 빼앗아”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던 한국 유조선 ‘MT한국케미호’가 1월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이란 국영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 ⓒ뉴시스<br>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던 한국 유조선 ‘MT한국케미호’가 1월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이란 국영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 ⓒ뉴시스<br>

이란 외무장관이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 자산 문제에 대해 “한국이 미국의 명령에 따라 자산을 압류했다”고 주장했다.

20일(현지 시각)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한국이 이란인의 음식과 약을 사는 데 쓸 돈을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어 “한국의 관리들에게 ‘당신들이 이란 국민의 음식과 약을 사는 데 써야 할 돈을 동결했고, 이는 미국의 명령에 따라 이란 국민의 음식과 약을 빼앗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한국은 이번 일이 앞으로 한국에 대한 이란 국민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이 게임에서 패배자는 한국과 한국의 산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은 70억 달러(한화 약 7조600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면서 동결된 자금이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한국 내 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8년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해당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고, 이란 정부는 줄곧 이 자금의 해제를 요구해왔다.

이란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4일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의 납치와도 연관된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당시 걸프 해역을 지나던 ‘한국케미’가 이란 혁명군에 납치된 것에 대해 국내에서는 “이란이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압박 카드를 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10일 한국케미 나포와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한 상태다. 한국 대표단은 모하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등 고위 관계자를 면담했지만, 현재까지 사태는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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