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청문회’서 고개 숙인 CEO들…“재발방지 약속”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2.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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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산재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 청문회 참석
사상 첫 ‘산업재해’ 청문회…여야, 구분없이 기업대표 ‘질타’
2월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9개 기업 대표들이 청문회에 앞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포스코건설·GS건설·현대건설(건설업), 현대중공업·포스코·LG디스플레이(제조업), 쿠팡·롯데글로벌로지스·CJ대한통운(택배업) 등 9개 기업의 대표가 참석했다. ⓒ연합뉴스
2월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9개 기업 대표들이 청문회에 앞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포스코건설·GS건설·현대건설(건설업), 현대중공업·포스코·LG디스플레이(제조업), 쿠팡·롯데글로벌로지스·CJ대한통운(택배업) 등 9개 기업의 대표가 참석했다. ⓒ연합뉴스

22일 사상 처음 열린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주요 기업의 대표들이 여럿 참석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 대표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죄’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산재 청문회를 열고,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의 9개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포스코건설·GS건설·현대건설(건설업), 현대중공업·포스코·LG디스플레이(제조업), 쿠팡·롯데글로벌로지스·CJ대한통운(택배업) 등 9개 기업의 대표가 이날 청문회에 참석했다.

국회에서 산재 청문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산재 사망이 사회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청문회가 열린 것이다. 특히 보수 성향의 야당인 국민의힘이 산재 청문회 개최를 주도하고, 기업 대표들을 출석시켰다는 점에서도 더욱 이례적이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이날 출석한 9개 기업 소속 노동자들의 산재 승인 건수는 2016년 679건에서 지난해 1558건으로 2.29배 증가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9개 기업 대표는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메시지를 냈고, 산재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날 청문회의 첫 질의자였던 김 의원은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겸 회장에게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라고 질문한 뒤, “허리가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느냐”며 발언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허리 염좌를 이유로 이날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포스코의 경우, 2018년부터 3년 연속 산재 사망자를 냈다. 지난 8일에는 포스코 연료부두 내에서 컨베이어벨트 롤러 교체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롤러에 끼어 죽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 사건이기도 한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2018년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총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를 향한 질책도 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감독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에도 작업장에서 2.5톤 철판이 떨어져 사망사고 발생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 때문에 산재가 발생한다면, 이런 청문회를 할 필요도 없다”며 질책했고, 한 대표는 “불완전한 작업이 안 일어날 수 있도록 작업 표준을 바꾸고, 비정형화된 작업을 정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도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故) 장덕준씨와 관련해 산재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네이든 대표는 “저 역시 고인과 나이가 같은 딸이 있다. 고인의 부모님께서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셨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월22일 오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기업들에 산재예방 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2월22일 오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기업들에 산재 예방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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