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운전자들 놀래킨 ‘T맵 유료화?’…알고봤더니 ‘데이터 차감’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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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부터 SKT 고객도 T맵 이용시 데이터 차감
“회사 분할하면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없애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
T map(티맵)이 오는 4월19일부터 SK텔레콤 이용자들에게 제공해 오던 데이터 통화료 무료 혜택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 SKT 제공
T map(티맵)이 오는 4월19일부터 SK텔레콤 이용자들에게 제공해 오던 데이터 통화료 무료 혜택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 SKT 제공

"그동안 SK텔레콤 고객님에게 제공되던 T map 데이터 통화료 무료 혜택이 2021년 4월19일 0시부로 종료됩니다."

최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T map(티맵)이 내놓은 '공지' 하나에 전국 운전자들이 들썩였다. 티맵 서비스 '무료 혜택 종료' 안내는 곧장 이용자들에게 '유료화'로 인식됐고, 티맵의 '변심과 상술'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티맵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정말 4월부터 돈을 내야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유료 전환은 아니다. 티맵이 이용자들에게 공지한 것은 서비스 자체의 유료화가 아닌, 그동안 SK텔레콤 고객에게 제공해 온 데이터 통화료 무료 혜택(제로레이팅)을 종료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SKT를 포함해 티맵 서비스 이용자는 누구나 이용한 만큼의 데이터를 차감한다는 개념이다. 현재도 SKT가 아닌 KT나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은 티맵 이용시 데이터 사용분을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 

만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 중이거나,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범위 내에서 티맵을 사용하면 추가 비용은 들지 않는다.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0GB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T맵으로 소진되는 평균 사용량은 50MB 내외 수준이어서 제도 개편에 따른 고객 부담도 사실상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SKT와 티맵 등에 따르면, 전체 실사용자의 0.2% 가량이 추가적인 데이터 요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가 내야할 데이터 사용에 따른 추가 요금은 종량제 이용자의 경우 0.5KB 당 0.011원을 책정하고 티맵 평균 사용량인 48MB를 적용하면 약 1081원이 나온다. 이 요금도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모두 소진한 경우를 가정한 것이어서 실제 티맵 사용으로 인한 요금을 납부하게 되는 규모나 사례는 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그동안 데이터를 차감받지 않고 무료로 이용해 온 고객 입장에서 반가운 변화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티맵 이용률이 높은 택시기사나 택배기사, 배달 라이더 등 특정 직업군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티맵은 SKT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혜택 종료 6개월 후인 오는 9월까지 매달 100MB의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티맵 측 관계자는 "T맵을 가장 많이 쓰는 택시 기사들도 T맵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약 85MB일 정도로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다"며 "그러나 고객 불편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앞으로 6개월간 티맵 사용자에게 데이터 100MB를 추가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금 부과를 피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와이파이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서비스 특성상 움직이는 차 안에서 와이파이를 통한 접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럴 때는 와이파이 환경에서 티맵 지도를 미리 다운받아 놓고 이용하면 데이터 차감 부담을 덜 수 있다. 티맵은 지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다운로드 받아 구동되는데 이를 미리 받아놓으면 데이터 이용량을 줄일 수 있다. 티맵 앱을 켜고 '설정'에 있는 '버전'을 누른 뒤 '다운로드 지도' 사용을 활성화하면 지도 데이터가 저장된다. 단, 다운로드 지도는 종종 수동 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우려의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월간 이용자 수 1300만 명,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티맵이 SKT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데이터 무료 혜택까지 종료하면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고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서비스 운영비 절감을 목표로 한다는 이유에서다. 

티맵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서비스의 제공 주체가 SKT에서 티맵모빌리티로 이관된 데 따른 후속 조치이며, 이에 따라 더 이상 SKT에서 티맵에 제로레이팅 혜택을 주는 것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T에서 물적 분할해 독립 조직이 된 티맵에 데이터 요금 무료 혜택을 주게 되면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 부당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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