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 회장 별세 이후 ‘농심 2.0’ 어떻게 경영되나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3.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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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삼형제 식품‧화학‧유통 계열분리해 각자도생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시사저널 포토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시사저널 포토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하면서 농심그룹의 2세 경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신 회장은 부인 김낙양 여사와 슬하에 3남2녀를 뒀다. 후계작업은 그의 자녀 중 세 아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모두 대학 졸업 뒤 (주)농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후 신 회장은 세 아들에게 각각의 분야를 정해 전문성을 쌓도록 했다.

장남인 신동원 (주)농심 부회장은 입사 이래 계속해서 (주)농심에서 근무하며 식품사업에 주력해왔다.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과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주)농심으로 입사한 이후 율촌화학과 메가마트로 자리를 옮겨 각각 화학사업과 유통사업을 담당했다. 지분 승계 역시 맡은 분야에 따라 이뤄졌다.

그 결과 현재 농심 삼형제는 이미 계열분리까지 상당 부분 마친 상태다. 삼형제가 모두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장 먼저 독립한 건 신동익 부회장이다. 1999년 말 메가마트를 중심으로 한 그룹을 분사해 나갔다. ‘신동익 부회장→메가마트→호텔농심·농심미분·엔디에스·농심캐피탈·뉴테라넥스 등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의 최대주주(56.14%)다.

또 2017년 중순부터는 신동원·신동윤 형제 간 계열분리가 본격화됐다. 상대 회사 주식을 서로 거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당시 신동원 부회장은 신동윤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주식 6.5%를 매입해 지분율을 36.93%에서 42.92%로 끌어올렸고, 신동윤 부회장도 농심홀딩스로부터 율촌화학 주식 8.3%를 사들여 지분율을 5.10%에서 13.93%로 확대했다.

물론 아직까지 완전한 계열분리를 이룬 건 아니다.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 중인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신동원 부회장이 매입하고, 농심홀딩스의 율촌화학 지분 31.94%를 신동윤 부회장이 사들이면 형제 간 계열분리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따라서 향후 삼형제는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재계의 시선은 2세 경영을 넘어 3세 승계로 향하고 있다. 삼형제 간 계열분리가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각각의 그룹을 각자의 3세들이 물려받는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 상렬씨, 신동윤 부회장 장남인 시열씨, 신동익 부회장의 장남 승렬씨 등이 각 그룹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3세들이다. 이중 그룹에 합류에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건 상렬씨가 유일하다. 그러나 상렬씨를 포함한 다른 3세들은 일찍이 경영권 지분 확보에 나선 상태다.

실제 상렬씨는 농심홀딩스 설립 직후부터 꾸준히 이 회사 지분을 증여받거나 매입해 지분율을 1.41%까지 끌어올렸다. 시열씨도 같은 방식으로 율촌화학 지분 0.59%를 확보했고, 승렬씨도 메가마트 3대주주인 휘닉스벤딩서비스의 최대주주(35%)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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